한국 국적을 가진 귀화 외국 여성이 목욕탕 입장을 거부당했습니다.
외국인과 목욕을 같이할 수 없다는 한국 사람들 때문이라는데요. 그녀는 인종 차별의 서러움을 느꼈습니다.
강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2002년 한국으로 이주해 온 우즈베키스탄 출신 이주여성 갈리아 씨.
한국 남성과 결혼했고, 3년 전에는 귀화해 한국인 구수진 씨로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 씨는 최근 동네 목욕탕에서 모진 수모를 당했습니다.
외국인 여성과 목욕하면 에이즈 감염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목욕탕 입장이 거부된 겁니다.
주민등록증까지 내보이며 한국인이라고 주장했지만, 피부색 앞에서는 신분증도 소용없었습니다.
당장의 서러움보다 자신의 자식까지 이런 차별을 받아야 하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 인터뷰 : 구수진 / 이주여성
- "얼굴이 외국 사람이니까 못 들어간다고, 우리는 외국 사람 안 받아 준다고···. "
목욕탕 측은 이용객 대다수인 한국 사람들이 외국인과 목욕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주장합니다.
결국, 인종 차별이 아니라, 목욕탕 운영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겁니다.
▶ 인터뷰 : 목욕탕 업주
- "어차피 동내 장사인데 다른 손님(한국)이 안 오면 이걸 누가 보상해줘요. 우리 역시도 힘든 결정이거든요. 외국사람을 같이 받느냐···, 그 부분에 대한 수입을 포기했습니다."
경남이주민센터는, 인종차별금지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130만 이주민 더불어 살아가려고, 관련법 제정으로 사회 통합 기틀을 마련하자는 겁니다.
▶ 인터뷰 : 이철승 / 경남이주민센터 대표
- "이번 사례는 결국 현재 관련 형법에 따라서 제재할 수 있는 수단이 없어서 '외국인 이주민 인권차별 금지법'이라고 하는 특별법 제정 운동을··· "
▶ 스탠딩 : 강진우 / 기자
- "한국인 국적을 취득하고도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을 받은 구수진 씨의 사례가 인종차별금지법 제정으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MBN 뉴스 강진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