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2일) 저녁 서울의 한 주택에서 불이 나 10대 청년이 숨졌는데요,
난방비를 아끼려고 보일러 대신 방안에다 가스 버너를 켜놨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습니다.
원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시뻘건 불길이 치솟습니다.
소방대원들이 좁은 길로 뛰어들어가 주민을 구출해 나옵니다.
어제(12일) 오후 6시 40분쯤 서울 하월곡동 84살 원 모 씨의 집에서 불이 나 손자 18살 박 모 군이 숨졌습니다.
불은 방안에 켜놓은 가스 버너에서 옮겨붙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난방비를 아끼려고 보일러 대신 버너를 켰다는 겁니다.
▶ 인터뷰 : 유가족
- "(형편이) 옛날부터 안 좋았어요. 전기요금 많이 나온다고 1회용 부탄가스 켜놨다고 그러더라고요."
▶ 스탠딩 : 원중희 / 기자
- "원 씨 할머니 가족은 이 곳 좁은 길에 지은 무허가 주택에서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숨진 박 군의 형은 좋은 성적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했지만, 등록금이 없어 대학을 포기하고 사실상 가장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원 씨 할머니는 치매를 앓고, 숨진 박 군은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 인터뷰 : 동네 주민
- "(아버지가) 장사하다가, 어머니가 그러고 애가 그러니까 장사를 못 하고 돌봐주고 있고, (박 군의) 형이 고등학교 졸업하고 나가서 벌어오고…"
생활고 때문에 난방비 몇푼을 아끼려다 결국 화마에 어린 손자를 보내야했던 이들의 사연은 안타까움마저 더해주고 있습니다.
MBN뉴스 원중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