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을 무대로 중·고등학생 수백 명으로부터 거액을 뜯어온 학교폭력 조직이 적발됐습니다.
후배에게 상납액을 정해주고 금품을 빼앗게 한 뒤 중간에서 가로채는 방식으로 수천만 원을 챙겼습니다.
이성훈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 강남의 한 고등학교.
지난해 이 학교를 자퇴한 18살 김 모 군은 학생들 사이에서 악명이 높습니다.
지난 2009년부터 강남 지역 20개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수천만 원 상당의 금품을 뜯었기 때문입니다.
김 군은 후배들에게 금품을 빼앗을 학교와 상납액을 정해주고 중간에서 돈을 가로채는 이른바 피라미드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이렇게 모은 돈 대부분은 김 군보다 피라미드 위에 있는 21살 이 모 씨에게 돌아갔습니다.
▶ 인터뷰 : 김 모 군 / 피의자
- "(돈을) 안 갖다 주면 제가 맞을 걸 생각하니까 급해지더라고요. 돈을 모으는 게…."
▶ 스탠딩 : 이성훈 / 기자
- "이 씨로부터 금품 상납 요구를 받은 김 군은 이곳 공원에 후배 학생들을 불러놓고 금품을 뺏거나 폭행을 일삼았습니다."
제때 상납하지 않으면 쇠 파이프 등으로 때리며 위협했고, 현금을 받기 어려울 땐 옷이나 돌반지 등을 받아 팔았습니다.
피해 학생 일부는 자살 충동을 느낄 정도로 스트레스가 심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김 군을 구속하고 학교폭력 조직에 연루된 청소년 50여 명을 상대로 수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MBN 뉴스 이성훈입니다. [sunghoo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