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미국 로펌의 습격? 아직은…

【 앵커멘트 】
작년까지만 해도 FTA가 발효되면 우리나라 법률시장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죠.
유럽에 이어 미국 로펌들도 잇따라 법률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지만, 올해는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왜 그런지, 강현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국내 법률시장이 열린 지 7개월.

지금까지 국내에 문을 연 유럽계 로펌은 단 한 곳도 없습니다.

영국로펌인 DLA파이퍼 관계자는 "내부 준비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올해 상반기에도 사무실을 열기 어려울 것 같다"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어와 영어가 동시에 가능하면서 법이 정한 법률경험을 갖춘 외국인 변호사가 없다는 것이 유럽계 로펌의 고민입니다.

한미 FTA 발효를 앞둔 미국 로펌은 교포출신 변호사가 많아 인력난에서는 자유로운 편.

하지만, 미국 내수시장이 워낙 넓어, 해외시장 개척에 영국로펌보다는 소극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 인터뷰 : 김현 / 법무법인 세창 대표변호사
- "영국은 나라는 좁고 변호사는 많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해외시장 진출에 사활을 겁니다. 반면에 미국은 내수시장이 넓기 때문에 일부 국제거래 전문 로펌을 제외하면 영국처럼 해외시장 진출에 적극적이지 않습니다."

굳이 국내법의 규제 테두리 안에 들어갈 필요가 없다는 현실적인 판단도 해외로펌 진출이 늦어지는 한 이유입니다.

한 법조 관계자는 "해외로펌은 오피스텔을 차려놓고 예전부터 비공식 법률자문을 해왔다."라면서 "한국진출 1호라는 부담을 먼저 떠안을 필요가 없다."라고 전했습니다.

▶ 스탠딩 : 강현석 / 기자
- "특히, 국내 법조계에서는 외국계 로펌이 소송영역에 뛰어들지 않기 때문에, 시장개방에 따른 충격이 예상보다 덜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현석입니다. [wicked@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