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외면하는 수돗물 '아리수'.
오늘 서울시가 또다시 수백억을 쏟아붓기로 결정했습니다.
어림잡아 6천억원 정도가 투자되는 물이지만 시민들이 안 마시는 데는 다 이유가 있겠죠.
아리수가 부실하게 관리되고 있는 실태, 그 현장을 오택성 기자가 고발합니다.
【 기자 】
서울 시민 100명 가운데 단 3명 만이 마신다는 아리수.
서울시가 낡은 수도관 등을 교체해 아리수에 대한 막연한 불신을 없애겠다는 대책을 내놨습니다.
▶ 인터뷰 : 박원순 / 서울시장
- "굉장히 안전하고 수준 높은 물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아리수는 세계 최고 수준인 것 같습니다."
현재까지 아리수에 투자된 비용만 어림잡아 5천억 원.
여기에 수도관과 물탱크 등의 교체 비용으로 7백억 원이 넘는 돈이 더 들어가게 됩니다.
하지만, 과연 낡은 설비만의 문제일까?
직접 현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시민들이 몰리는 한강 공원에 설치된 식수대엔 담뱃갑과 음료 캔이 여기저기 버려져 있습니다.
분기별로 검사해야 하지만 검사일을 훌쩍 넘긴 검사 일지가 버젓이 걸려 있고, 물이 나오지 않는 식수대도 부지기수입니다.
▶ 스탠딩 : 오택성 / 기자
- "심지어 상당수의 음수대에는 이렇게 관리자나 점검 일자가 적힌 게시판을 설치하지도 않았습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시민들은 물 마시기를 꺼립니다.
▶ 인터뷰 : 윤남순 / 서울 서초구
- "(관리실태보고) 깜짝 놀랐어요. 세금도 많이 내고 산다고 생각했는데…."
▶ 인터뷰 : 김현진 / 서울 광진구
- "딱 보고 목이 말라도 가까운 생수나 사 먹지 먹을 생각이 들겠느냐고요."
시설 관리와 수질 관리에 대해 관계 기관들의 명확한 기준이 없다 보니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합니다.
▶ 인터뷰(☎) : 수도사업소 관계자
- "공원에서 관리를 하다 보니까 우리가 파악할 수 있는 게 한계가 있어요. 수질 검사를 해 준 것이지, 관리는 우리가 다 하지는 않는데…."
또다시 수백억 원대의 혈세를 쏟아부어 수질 관리에 나서기로 한 서울시.
하지만, 무턱대고 돈만 들이기보다 기존 시설에 대한 철저한 관리부터 우선 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MBN뉴스 오택성입니다. [ logictek@mbn.co.kr ]
영상취재: 김병문 기자 박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