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내 탈북자 북송 문제로 여론이 한참 뜨거웠습니다만, 국내 탈북자들의 삶은 과연 어떨까요?
죽을 고비를 넘겨 어렵사리 넘어온 한국, 하지만 그들 앞에 놓인 건 보이지 않는 장벽과 편견, 냉대였습니다.
한 새터민의 눈물을 갈태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해 초, 딸과 아들을 데리고 한국에 들어온 새터민 39살 김명옥 씨.
이후 한국에서 가정을 꾸린 김 씨, 하지만 그 행복은 길지 않았습니다.
일용직으로 일했던 경기도 김포의 한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손가락 네 개를 잃은 것입니다.
근무 사흘 만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 인터뷰 : 김명옥 / 경기도 김포시
- "'나 이제 죽었구나, 아들딸 데려오고, 내가 자식 둘씩이나 놔두고 내가 지금 죽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더욱 기가 막힌 건 회사 측의 냉대였습니다.
손가락을 잃은 것도 억울한데, 회사는 '산재 처리가 다 끝났다'며 병문안 한번 오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사고 전, 유사 피해자가 무려 7명이나 있었고, 김 씨도 수차례 기계 오작동 문제를 지적했지만, 회사는 듣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김 씨 근무 회사 관계자
- "여기 와서 사흘 일하고, 사장님 그만큼 해줬으면 잘했지요, 안 그래요? 그 자리에서 산재 처리, 사장님 다 해주고…."
근로계약서가 뭔지도 모르는 등 한국 법률을 제대로 알지 못해 속만 끓였다는 김 씨, 결국 정신적 충격으로 입원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인 김 씨의 어린 아들도 그저 속이 상합니다.
▶ 인터뷰 : 김건훈 / 김 씨 아들(가명)
- "속상해요. 아프지 말고, 손이 안 아프면 좋겠어요."
잘린 손가락 통증보다 마음이 더 아프다는 김 씨, 그의 '남조선 드림'은 희망보단 쓴웃음과 좌절만 안겨줬습니다.
▶ 인터뷰 : 김명옥 / 경기도 김포시
- "길에 나갈 때, 돌아다닐 때 그때 제일 마음이 아픕니다. 손이 없다고 생각하니까, 남 보기도 좀…."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
영상취재 : 안석준·최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