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실의 구체적인 사찰 내용을 담은 문건을 실제 봤더니 공직 윤리와 관련된 것보다는 정권 유지를 위한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오이석 기자가 단독보도합니다.
【 기자 】
「"KBS 이사 임명과 관련해 박찬숙 전 한나라당 의원이 이사가 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유권자에 대한 향응제공과 자녀 병역기피 의혹 등이 문제 되고 있다."」
공직윤리지원관실 조사관이 2008년 작성한 보고서의 첫 문장입니다.
18대 총선에서 낙선한 박 전 의원은 민간인 신분이었지만 윤리지원관실은 박 전 의원 관련 내용을 상세히 정리해 윗선에 보고했습니다.
이 보고서에는 박 전 의원이 KBS 출신을 내세우며 방통위 추천을 받기 위해 여당 의원들과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에게 청탁한다는 소문이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특히 박 전 의원이 김 지사와 차를 함께 마셨다는 구체적인 내용까지 기록돼 있습니다.
이 보고서는 박 전 의원 아들의 병역 의혹까지 기재한 뒤 지속적으로 내사하겠다고 적었습니다.
또 다른 보고서.
전현직 고위 공직자 재산관련 내용입니다.
제목만 전현직이지 이 문건은 고급 아파트에 거주하는 참여정부 인사 명단을 정리했습니다.
「김성훈 전 농림부장관, 이병완 전 대통령비서실장, 서갑원 전 민주당 의원이 살고 있는 펜트하우스의 면적과 층수 그리고 소유 여부가 기록돼 있습니다.」
이 밖에도 지원관실은 2008년11월 뉴라이트기업인연합의 서울지부장 김 모 씨의 기업사기 대출 사건도 내사합니다.
결국 김종익 KB한마음 전 대표에 대한 사찰을 공직자로 오해해 발생한 실수라고 해명했던 불법 사찰 관련자들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셈입니다.
특히 이번 자료는 1차 수사 당시 검찰이 모두 확보했던 내용으로 사건을 축소한 것 아니냐는 비난을 면할 수 없게 됐습니다.
MBN뉴스 오이석입니다. [hot@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