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북악산에 있는 군부대 막사의 이전과 신축 문제를 놓고, 군 부대와 시민단체 사이에 갈등이 깊습니다.
그런데 한 군 간부가 설명회장에서 병사들의 목숨을 마치 '산사태 방패막이'로 여기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갈태웅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 북악산의 한 군부대.
외부는 물론 내부도 크게 낡았다는 사실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때문에 군은 오래전부터 막사 증·개축 또는 이전·신축 등 다양한 개선 방안을 모색해 왔습니다.
▶ 스탠딩 : 갈태웅 / 기자
- "지난해 말부터 공사에 들어간 수도방위사령부 북악산 막사 신축 예정지입니다. 군은 1980년 지어진 현재 막사가 노후화돼 신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시민·환경단체와 주민들은 국가 지정 명승지란 점과 산사태 우려 등을 내세워 새로운 부지 마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사 관련 설명회 자리에서 한 군 간부가 병사들을 마치 방패막이로 묘사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산사태가 나더라도 군 막사가 방파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산 아래에 있는 민가엔 큰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 인터뷰 : 수도방위사령부 관계자
- "조금이라도 (토사가) 흘러내렸을 때 그걸 오히려 방지해 줄 수 있는 방파제 역할을 하는 거죠, 저게(막사가)."
일부 주민과 시민단체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명쾌한 해명은 하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수도방위사령부 관계자
- "(저 병영관이요? 병사들은 어떡하고요?) 아, 그러니까. 그 자체가 병사들이…. 지하층은…. 그니까 높이 자체가…."
이에 대해 군 측은 그만큼 안전하다는 사실을 강조하려 한 것이었다고 다시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예고되지 않는 각종 재난·재해에서 군 장병 희생을 당연시하는 이번 발언은 산사태의 사전 예방 대책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