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목숨을 걸고 민간인 학살을 막은 한 경찰서장의 동상이 세워졌습니다.
한국판 '쉰들러 리스트', 최용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1950년 7월 24일, 한국전쟁 한 달 만에 경찰은 각 지역의 보도연맹원을 사살하고 후퇴하라는 지시를 받습니다.
당시 전남 구례경찰서에는 480명의 보도연맹원이 끌려왔고 고 안종삼 서장은 이들의 거취를 심사숙고합니다.
고심 끝에 안 서장은 480명 전원을 연병장에 모이게 한 뒤 새사람이 돼 달라고 당부하면서 석방했습니다.
▶ 인터뷰 : 이도재 / 6·25 전쟁 당시 구례경찰
- "양민을 명령이라고 해서 즉결처분하고 갈 수가 없으니까, 반역으로 자신이 당하더라도 전부 풀어주고 각자 집으로 갈 수 있도록…."
이런 살신성인 정신으로 480명의 생명을 구하고 피의 보복을 막은 고 안종삼 전 구례서장.
뒤늦게 안 서장을 추모하는 동상이 세워졌습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안 서장의 현명한 판단으로 빨치산이 가장 많았던 구례의 민간인 학살 피해를 최소화했다고 평가했습니다.
▶ 인터뷰 : 안승순 / 고 안종삼 서장 셋째아들
- "12대 경찰서장으로 다시 구례에 오십니다. 와서 보니까 평온하고 서로 희생자도 없고, 이렇게 멋진 행정이 어디 있느냐며 아버지가 기뻐하셨어요."
▶ 스탠딩 : 최용석 / 기자
- "구례경찰서는 안종삼 서장의 업적을 기리고자 동상 제막과 함께 국민훈장 추서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MBN뉴스 최용석입니다."
[ yskchoi@hotmail.com ]
영상취재 : 최양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