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고급 카메라를 빌려 전당포에 넘기고 현금을 챙긴 '도둑 커플'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이 두 달간 빼돌린 장비만 2억 원어치에 달합니다.
이성훈 기자입니다.
【 기자 】
가방을 잔뜩 짊어진 남성과 손에 가방을 든 여성이 건물을 빠져나갑니다.
카메라 대여점에서 고급 카메라세트를 빌린 직후의 모습입니다.
잠시 뒤 이 남성이 찾은 곳은 전당포.
빌린 카메라를 전당포에 맡기자 한참을 살펴보던 주인이 현금을 건넵니다.
38살 김 모 씨 등 2명은 전국의 카메라 대여점을 돌아다니며 고가의 카메라를 빌린 뒤 전당포에 넘겨 대당 300여만 원을 타냈습니다.
대여점 상표를 깔끔하게 떼어내고 물건을 맡겨 의심을 피했습니다.
▶ 인터뷰 : 전당포 주인
- "여자하고 같이 왔을 걸 아마…. 의심 살게 요만큼이라도 있으면 안 해버려요. (의심할 만한 게 없었다?) 그렇죠."
신분증만 확인하고 고가의 장비를 빌려준 업체들은 분통을 터트립니다.
▶ 인터뷰 : 기은정 / 피해업체 대표
- "많은 사람한테 의심하고 또 카메라를 내줘야 하는데 그런 점이 제일 속상하죠. 믿고 빌려줘야 하는데 그런 일이 있으니까…."
이들이 지난 두 달 동안 25개 대여점에서 빼돌린 장비는 모두 2억 원어치.
카메라 전문가나 대학생인 척 능청스럽게 장비를 빌려 업체들을 속였습니다.
전당포에서 받은 저당금으론 또 다른 곳에서 카메라를 빌려 범행을 계속했고, 나머지 돈은 생활비로 썼습니다.
경찰은 고가의 장비를 빌려줄 때는 신분확인은 물론 보증인을 확보하는 게 안전하다고 조언합니다.
MBN뉴스 이성훈입니다. [sunghoon@mbn.co.kr]
영상취재 : 김회종
영상편집 : 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