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이곳저곳에서 세금을 더 거둬들이자는 말이 들립니다.
바로 국민 여러분의 돈을 더 모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모아진 국민의 혈세를 잘 사용해야 할 텐데요
나랏돈을 자기 돈처럼 쓰는 도둑 공무원이 있는가 하면, 수조 원의 국방 예산이 줄줄 새고 있습니다.
먼저 얌체 공무원의 얘기 한번 들어보시죠
전남 여수의 일이라고 합니다.
최용석 기자입니다.
【 기자 】
전남 여수시청 8급 기능직 공무원 김 모 씨.
2009년부터 사채를 갚으려고 공금에 손을 대기 시작했습니다.
▶ 인터뷰 : 이종환 / 광주검찰청 순천지청 부장검사
- "(김씨 부인이) 빌린 사채 8억 원을 갚지 못했고 그 후에 고리사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2009년 7월에 수십억 원에 이르게 됐습니다."
김 씨가 횡령한 수법은 회계 서류 조작.
여수시청에서 발행한 상품권 회수대금 지급 공문을 조작하고, 공무원들의 소득세와 자신의 급여를 부풀려 그 차액을 차명계좌에 입금했습니다.
특히 김 씨는 돈을 빼돌릴 때마다 허위 입·출금 내역을 직접 손으로 작성하고 공문서도 위조했습니다.
또, 김 씨의 범행이 이뤄진 3년동안 10여 차례의 감사를 받았지만, 단 한 차례도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곽영오 / 여수시청 감사담당관
- "그게 예민한 부분인데 그게 저도 참 궁금한 내용이죠. 어떻게 (횡령이) 노출이 안 됐을까? 참…."
이렇게 횡령한 공금은 3년 동안 무려 76억 원.
김씨는 11개의 차명계좌를 관리하면서 횡령한 돈으로 빚을 갚고 부동산을 사들였습니다.
▶ 스탠딩 : 최용석 / 기자
- "특히 김씨는 여수에 위치한 이 아파트를 장인과 처남 등의 명의로 4채나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씨는 평범한 공무원임처럼 보이기위해 이웃들에게 검소한 생활로 위장했습니다.
▶ 인터뷰 : 이웃집 주민
- "차는 10년이 넘은 차를 타고 다니시더라고요. 집이 이 정도인데 차를 (왜)저 정도 타고 다니실까? 그랬어요. 저희가 볼 때는…."
특히 10년 동안 표창을 4번이나 받는 등 공무원 사회에서도 모범으로 포장됐습니다.
▶ 인터뷰 : 동료 공무원
- "(성실했다고 하던데요. 맞습니까?) 그때 당시는 그랬죠. 그때 당시는 그랬지만 지금 와서는
김 씨가 횡령한 돈은 채무 변제에 대부분 써버려 파문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미 환수공금' 책임 소재를 놓고 공방이 예상되는 가운데, 시정 책임자의 문책도 잇따를 전망입니다.
MBN뉴스 최용석입니다.
[ yskchoi@hotmail.com ]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