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의 큰 손 롯데가 편의점에서 담배를 판매하려고 장애인까지 동원한 것으로 확인돼 파장이 예상됩니다.
기업가 정신은 어디 있는 걸까요?
박유영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롯데 계열사인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2년째 운영하는 안 모 씨는 석 달 전 어쩔 수 없이 가게 문을 닫았습니다.
편법으로 따낸 담배 소매권이 문제였습니다.
▶ 인터뷰 : 안○○ / 세븐일레븐 피해 점주
- "(본사에서) '담배권에 대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그렇게 얘기 했어요 처음에. 그러다 장애인이 있어야 안전한 상황이라고."
옆 가게도 담배 판매를 신청하자, 세븐일레븐 본사는 장애인 명의를 빌리자고 권유했습니다.
담배권은 소매점끼리 50m 이상 떨어져야 받을 수 있는데, 장애인이 우선 지정된다는 점을 악용한 겁니다.
▶ 인터뷰 : 안○○ / 세븐일레븐 피해 점주
- "(본사 측 말이) 장애인을 섭외해 장애인과 공동명의로 하자. 장애인 우선권이 주어지니까. 본인들이 어디서 섭외해 왔더라고요."
결국, 안씨는 장애인과 공동으로 담배권을 받았지만, 몇 달 뒤 장애인이 이름을 빼달라고 하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를 해결해 주겠다던 본사 직원은 주변 상인들에게서 담배권을 포기한단 동의서까지 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현장음)
인근 상인: 가게 오픈했는데 (본사) 운영과장이 왔어요. 세븐일레븐은 담배 수익이 많이 나온다는 거야. (담배 안 판다) 확인해달라 하더라고요.
당시 안 씨 점포를 관리했던 본사 직원은 이런 일이 있었단 점은 인정하면서도, 점주 책임이라고 발뺌합니다.
▶ 인터뷰(☎) : 당시 안 씨 점포 관리자
- "무슨 얘긴 줄 알겠고 하나만 말씀드릴께요. 모든 인허가 사항은 점주 거예요. 점주가 따는 거잖아요. 제가 그렇게 했더라도 점주가 동의했으니 했고."
▶ 스탠딩 : 박유영 / 기자
- "재계 순위 5위, 유통공룡이라 불리는 롯데. 대기업이란 위상에 걸맞은 양보와 배려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MBN 뉴스 박유영 입니다."
촬영기자 : 안석준, 김원 기자
영상편집 : 양재석 보도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