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간에 이슈가 됐던 사건 사고를 되짚어보고 의미까지 찾아보는<서정표 기자의 사건 추적>시간입니다.
오늘도 서정표 기자,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서기자, 노영대 사건이 있은지 한 달밖에 안됐는데 또 피의자가 수갑을 풀고 달아났군요.
【 기자 】
어이없는 수갑 도주 사건이 또 터졌습니다.
지난 월요일(28일) 오전 7시쯤이었는데요.
전주의 한 파출소에서 조사를 받던 절도 피의자 30살 강 모 씨가 수갑에서 손을 빼고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강 씨는 그날 새벽 주차된 승용차 문을 부수고 8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로 붙잡혔는데요.
조사를 받다가 경계가 느슨한 틈을 타 도망간 겁니다.
【 앵커멘트 】
아니 이번에도 수갑을 제대로 채우지 않은 겁니까? 참 답답하군요.
【 기자 】
현장에서 검거돼 파출소로 연행했고요.
연행해서 바로 수갑을 채웠는데 이때부터가 문제였습니다.
오른손은 정상적으로 채우고요, 왼손은 채우지 않은 채 수갑을 소파 팔걸이에 채웠습니다.
그런데 피의자가 오른손이 아프다고 호소하자
경찰이 오른손을 풀고 왼쪽 손에 채웠는데요.
왼쪽 손에 채울 때 수갑이 손에 직접 닿지 않도록 티셔츠 위에 채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 손에만 채운 것도 문제인데 아프다고 하니까 느슨하게 채운 겁니다.
여유가 있으니까, 손을 빼서 감시가 소홀할 때 달아난 거죠.
【 앵커멘트 】
한 달 전 성폭행범 노영대가 수갑을 풀고 달아났을 때 전직 형사를 스튜디오에 모시고 수갑을 헐렁하게 채웠을 때 얼마나 쉽게 손목을 빼고 도주할 수 있는지 직접 보여드렸는데요.
또 그런 허술한 경찰 대응이 이런 도주를 불렀네요.
【 기자 】
현장에는 경찰 5명이 근무를 하고 있었는데요. 소용이 없었습니다.
아무리 지역 경찰서, 파출소라고는 하지만 경계, 감시가 너무 허술했다는 지적입니다.
그리고 노영대 사건 이후, 경찰이 '피의자 도주방지 세부지침'을 만들었는데요.
수갑 사용 매뉴얼을 다시 만들어서 전국 경찰서에배포하고 교육도 시켰습니다.
그 지침 내용을 보면 수갑을 채울 때는 수갑이 손목뼈에 밀착돼서 움직이지 않게 채워야 하고요.
손목 굵기에 따른 수갑의 톱날 수까지 세세하게 정해놓고 수갑을 채울 수 있도록 규정을 강화했습니다.
전북경찰도 수차례 교육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성폭행이나 절도, 강도 등 강력범인 경우, 그리고 도주의 우려가 큰 피의자의 경우는 수갑을 뒤로 채우고 포승을 하도록 규정을 해 놨습니다.
안 지킨 거죠.
달아난 피의자는 특수절도 등 전과가 6범이나 된 강력범이었습니다.
전과 6범이나 된 피의자를 동네 슈퍼에서 빵 몇 개 훔친 10대 청소년들 다루듯이 파출소에서 느슨하게 감시했으니 얼마나 쉽게 달아날 수 있었겠습니까?
【 앵커멘트 】
그런데, 서기자 왜 이리 수갑을 느슨하게 채우는 걸까요? 그냥 꽉 조이면 되는 거 아닙니까?
【 기자 】
바로 인권 문제 때문에 그렇습니다.
인권 논란 탓에 수갑을 꽉 조일 수 없는 겁니다.
실제 경찰들이 피의자를 체포하고 수갑을 채울 때 가장 걱정하는 게 수갑을 너무 아프게 조여서 흉터가 남아 나중에 피의자가 인권을 침해당했다며 인권위에 민원을 제기하는 것입니다.
조사에 따르면요.
인권위 진정 1위가 수갑과 관련된 것이라고 합니다. 인권위는 지난 2011년 피체포자가 수갑으로 인해 불필요한 부상을 입지 않도록 유의하라는 권고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부터 경찰이 피의자가 아프다고 하면 수갑을 헐렁하게 채울 수밖에 없는 거죠.
노련한 피의자들은 바로 이점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잡혔나요? 아직 안 잡혔죠?
【 기자 】
잡을 수 있을까요? 느슨하게 채운 수갑처럼
경찰의 기강도 참 느슨해 보입니다.
【 앵커멘트 】
자원봉사를 많이 해 천사로 알려진 형제가 10대 지적장애인 자매를 수년간 성폭행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 기자 】
노숙자를 위한 무료 급식소를 운영하며 이웃 주민들에게 천사로 알려진 형제가 지적장애인 10대를 3년 넘게 성폭행을 해 왔다면 어떠시겠습니까?
그런 형제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이들 형제는 인천에서 10년 넘게 노숙자들을 위해서 무료 급식소를 운영해 왔습니다.
이웃주민들에게는 천사로 알려진 형제들이었죠.
그런데 알고 보니 천사가 아닌 악마 그 자체였습니다.
이들이 3년 넘게 19살과 17살 된 지적장애인 자매를 성폭행해온 것입니다.
【 앵커멘트 】
더 놀라운 건 이들이 공중파 TV에도 나오고
유명하지 않나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지난 2005년이었는데요. 한 공중파 TV에 형이 출연하면서 '노숙자의 천사'로 불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언론을 이용하기도 했는데요.
"폭력조직의 행동대장으로 활동하면서 교도소도 많이 들락거렸지만 의미 있게 살기 위해 목사 안수를 받고 어려운 이웃을 돕게 됐다."라고 거짓말을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2006년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고요.
2010년에는 인천시가 주관한 '자원봉사자의 날'행사에서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 앵커멘트 】
아니, 양의 탈을 쓴 늑대였군요.
【 기자 】
이들은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형은 6차례, 동생은 30여 차례에 걸쳐 자매를 성폭행했습니다.
형은 절도 등 전과 14범이었는데요.
1998년 출소 뒤 자신의 무료 급식소에서 일을 도와주던 자매의 아버지를 알게 되면서 이 자매의 집에서 강제로 들어가 살았다고 합니다.
이 내용이 참 슬픈 건요,
이 자매가 경찰 조사를 받았을 것 아닙니까?
그런데 경찰의 말에 따르면, 아버지에게 피해가 갈까 봐, 그러니까 이 형제들에게 아버지가 맞을까 봐, 보복이 두려운 거죠.
가해자 형제를 처벌하지 말아 달라고 경찰에게 애원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들 형제는 아버지를 폭행하기도
했거든요. 집에서요.
【 앵커멘트 】
과거에 교도소에 갔다 온 게 흠은 아닙니다.
지탄받을 일도 아니죠. 충분히 반성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이 형제들처럼 양의 탈을 쓰고 악마처럼 행동한 것은 정말 용서받지 못할 겁니다.
저부터가 용서가 안 되네요.
그것도 지적장애인을 상대로 몹쓸 짓을
하고 말이죠.
아, 이 무슨 국제적인 망신입니까?
한국 남성들이 국내에서 '풀살롱'을 드나드는 것도 모자라 중국에서 이용하다 중국 공안에 붙잡혔어요?
【 기자 】
중국 베이징 공안이 최근 중국의 한 한국인 밀집 지역에 있는 유흥주점을 급습했습니다.
호텔 안에 있는 유흥주점인데요, 평소 한국인 손님들이 많이 찾는 풀살롱 형식의 술집입니다.
한 건물에서 술은 물론 성매매까지 가능한 곳이죠.
현장에서 성매매 혐의가 있는 한국인 남성 3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했습니다.
【 앵커멘트 】
지난주에 강남 풀살롱 사건 이야기를 했는데,
중국에서까지 이런 일들을 하는군요.
붙잡힌 3명 가운데 1명은 증거 불충분으로 석방됐는데요.
나머지 2명은 혐의가 인정돼 조만간 강제 추방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거든요.
그때는 한국 남성 7명을 체포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단속이 더이상 한국인들의 공공연한 성매매 문화를 묵인할 수 없어 경고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 앵커멘트 】
이 이야기도 해보죠. 경기도 화성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불산 누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지난해 경북 구미에서 큰 불산 누출 사고가
발생해 그 두려움이 채 가시기도 전에 사고가 발생한 건데요.
사고 자체도 문제지만 삼성의 사고 처리 과정이 매끄럽지 않아서 문제가 되고 있죠.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불산 누출 사고는 발생할 수 있죠.
사고가 일어나면 안 되지만 부득이하게 발생할 수 있는 게 불산 누출 사고입니다.
불산은 반도체 제조과정에서 생기는 불순물을
제거하고 세척하는 데 사용되는데요.
IT 기업에서는 꼭 필요한 물질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전국 550여 개의 공장에서 사용할 정도로 없어서는 안 되는 물질인데요.
【 앵커멘트 】
염산이나 황산보다도 독성이 훨씬 강한 물질 아닌가요?
【 기자 】
그렇죠. 삼성이 현재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건 사고 발생 이후 처리과정이 매끄럽지 않아서입니다.
바로 사고 자체를 은폐했다는 의혹 때문인데요.
사고는 지난 일요일 오후 1시 30분쯤 발생했습니다.
반도체 생산 라인에서 불산이 샜고요.
현장을 본 관리 운영사죠, STI 서비스 관계자가 누출이 경미해서 밤늦게 수리를 해도 된다고 판단해 다음날 새벽 6시쯤에 작업을 모두 마쳤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습니다. 작업인 5명이 불산에 노출돼 병원으로 옮겨졌는데요.
1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숨진 시각이 누출 사고가 나고 25시간이 지난 28일 오후 2시쯤이었거든요.
숨지고 나서 경찰서에 신고하면서 사고 자체가 알려지게 된 거죠.
불산이 누출되면 소방이나 해당 도청 등 관할 당국에 신고를 해야 하는데 삼성이 자체적으로 해결하려다 화를 키운 거죠.
또 주민대피 조치도 취하지 않은 점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서기자가 말한 대로 부득이하게 사고는 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수습이 중요하잖아요.
2차 피해를 막고 신속하게 대응하는 게 중요한데, 그런 과정이 없어 은폐 의혹을 더 키우는 게 아닐까요?
【 기자 】
현재 경찰과 소방서 등 유관기관과 정확한 사고 경위와 삼성전자가 유해화학물질관리법 등을 위반했는지 조사하고 있는데요.
어제 현장 검증도 마쳤고요.
세계 일류를 자칭하는 삼성 이미지에 어울리지 않는 사고 수습으로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서정표 기자 오늘 사건 사고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다음 주에는 훈훈한 이야기 기대해도 될까요? 수고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