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제주의 영물로 여겨졌던 노루가 이제는 애물단지로 전락했습니다.
농작물 피해가 커지자, 3년 동안 노루를 잡을 수 있도록 포획을 허가하기로 했습니다.
KCTV 제주방송, 이경주 기자입니다.
【 기자 】
커다란 눈망울과 날렵한 외모.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희귀 존재였던 노루.
그동안 제주의 영물로 사랑받았던 노루를 지키기 위해 각종 보호정책과 먹이주기 등 다양한 활동들이 전개됐습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의 관심 속에 멸종위기에 놓였던 노루의 개체 수가 이제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시작됐습니다.
개체 수가 증가하면서 먹이를 구하기 위해 해안지역까지 내려오는 노루들로 인해 밭작물의 피해가 점점 커졌습니다.
지난 2011년 노루로 인한 피해규모는 240만 제곱킬로미터.
2009년보다 10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이로 인해 제주의 영물로 여겨졌던 노루가 애물단지로 전락했습니다.
이 때문에 노루를 유해동물로 지정해 개체 수 조절에 나서야 한다는 '야생동물 보호 관리 조례안'이 도의회에서 발의됐고, 결국 상임위를 통과했습니다.
이번 도의회의 결정을 놓고 찬반양론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농민들은 환영하는 반면 환경단체는 성급하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상현 / 한국유기농업협회 제주도지부장
- "노루들이 해안지역까지 내려오면 많은 피해가 있었는데, 이번에 유해동물로 지정돼서 잘 된 것 같습니다."
▶ 인터뷰 : 김정도 / 제주환경운동연합 간사
- "이번 심의 결과는 성급한 결정입니다. 실태조사가 이뤄지고 난 다음 진행해도 늦지 않습니다."
제주의 영물에서 포획의 대상으로 전락한 노루.
앞으로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단순히 포획의 대상이 아닌 적정한 개체 수 조절은 물론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KCTV뉴스 이경주입니다.
영상취재 : 현광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