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호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이 임기 4개월을 남기고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이를 계기로 박근혜 정부의 공공기관장 '물갈이 인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6일 국토교통부와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김 사장은 지난주 국토부에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장 가운데 사표를 낸 것은 김 사장이 처음이다.
김 사장은 지난 2008년 7월 수공 사장에 취임해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적극 추진하면서 2011년과 2012년 두차례에 걸쳐 연임에 성공했다. 김 사장의 임기는 올해 7월27일까지다.
국토부는 다른 공공기관장들과 청와대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 아직 사표 수리를 하지 않았다.
수공은 태국에서 발이 넓은 김 사장이 태국 통합물관리사업 수주를 위해 임기를 채워주길 원했으나 4대강 감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새 정부 국정운영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김건호 사장 개인적으로 사표를 제출한 것이고 사표 수리 여부는 4대강 감사나 태국 물관리사업 수주, 국정운영 방향 등 여러가지 상황을 검토해 결정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번에 김 사장의 사의 표명이 알려지면서 연임을 하고 있거나 이명박 정부의 사람으로 분류되는 다른 공공기관장들도 '줄사표'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은 최근 각 부처 장관이 모인 국무회의에서 "산하 공공기관 인사는 새 정부의 국정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임명해달라"고 당부해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고한 바 있다.
국토부 산하의 경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이지송 사장이 지난해 1년 연임하면서 오는 9월말 임기가 만료되고 한국공항공사 성시철 사장도 지난해 재연임이 결정되면서 8월13일 임기가 끝난다.
아직 3년 임기를 채우지 못한 코레일 정창영 사장, 대한지적공사 김영호 사장,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 김광재 이사장, 한국교통안전공단 정일영 이사장 등의 거취도 주목받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장석효 사장은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장 가운데 대표적인 'MB맨'으로 분류되고 있어 자진 사퇴에 대한 고민이 깊을 것으로 주변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승환 국토부 장관은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공공기관장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어서 공공기관장 거취와 관련해 어떤 대화가 오갈지 주목된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지송 LH 사장, 정창영 코레일 사장, 김건호 수공 사장 등 14개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는 서승환 장관 취임후 갖는 상견례일 뿐 공공기관장의 거취문제를 논하는 자리는 아니다. 새 정부의 국정철학을 전달하고 공유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