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몇 살 때부터 영어교육을 받는 게 좋을까요?
이르면 이를수록 좋을까요?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심각한 부작용을 겪는 아이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합니다.
조경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아리랑"
"아리랑"
"리리리 해보자"
"리리리"
"아리랑, 아리랑 해보자"
"아리랑, 아리랑"
8살 하나는 요즘 우리말을 배우러 학원에 다닙니다.
3살부터 영어공부를 시작했더니 우리말도 어눌해지고, 마음의 병까지 얻었습니다.
▶ 인터뷰 : 한하나(가명) 어머니
- "무척 많이 울었어요. 우리 아이를 정신과를 데리고 갈까? 약을 먹일까? 정서적으로 많이 불안하고, 매일 손톱 물어뜯고…."
우리말을 해선 안 되는 영어유치원의 엄격한 수업 분위기는 어린 하나가 감당하기에 버거웠습니다.
▶ 인터뷰 : 한하나(가명, 8세)
- "Don't do that. Don't do that (어떻게 할 때 이렇게 경고해요?) 한국말을 조금 쓸 때요."
▶ 스탠딩 : 조경진 / 기자
- "실제로 아이들 10명 가운데 7명은 하나처럼 이제 막 우리말을 할 줄 알게 되는 3살쯤 영어공부를 시작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취재진이 만난 한 아이는 조기교육 덕분에 유치원 때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었지만 초등학교에 들어가선 오히려 알파벳조차 모르는 현상이 왔습니다.
▶ 인터뷰 : 이지은 / 스피치 학원장
- "너무 이른 시절에 (영어가) 들어와 버리면 영어를 구조화하는 능력도 내 영역 밖이고, 한국어조차 내가 구조화하지 못했는데 그 부분을 활용할 수도 없고… 굉장히 큰 딜레마에 빠질 수 있습니다."
어린 나이에 겪게 되는 초조함과 우울증 등은 틱장애나 ADHD 같은 불안 장애로 발전해 학교생활에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 인터뷰 : 강민아 / 강남Wee센터 전문상담교사
- "학교에서 자칫 잘못하면 대인관계 문제를 일으키거나 교사와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그 외에 다른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부모의 지나친 교육열이 오늘도 자녀의 정상적인 정서 발달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지금까지 달려온 게 있으니까… 엄마는 쉽게 포기를 못 하는 거죠."
MBN뉴스 조경진입니다. [ joina@mbn.co.kr ]
영상취재 : 김 원 기자, 한종호 VJ
영상편집 : 홍승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