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독립운동가를 안창호 선생으로 알고 있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딴나라 얘기가 아닙니다.
요즘 한국사를 거의 배우지 않는 우리 고등학생들 얘기인데요.
위기를 맞고 있는 한국사 교육 현실, 조경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역사에 관해 엉뚱한 대답으로 화제에 오른 아이돌 스타들.
실제 고등학교의 역사 교육 현실은 어떨까.
3학년 교실에서 한국사를 수능 선택과목으로 얼마나 선택했는지 물어봤습니다.
"한국사를 선택했다!"
"한국사를 선택하지 않았다!"
한국사를 선택한 학생은 단 2명에 불과합니다.
▶ 인터뷰 : 박승용 / 고등학교 3학년
- "솔직히 말해서 많이 어렵고요. 고1 때 배운 거라서 따로 공부 안 하면 쉽게 못 외우고, 고2나 고3 때는 배우지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
한국사가 필수 과목이 아닌 탓에 1학년 때 한 학기에 다 끝내버리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그나마 규정상 최소 수업 시간 채우기에 급급한 실정.
▶ 인터뷰 : 방대광 / 고등학교 한국사 교사
- "일주일에 2시간에서 9시간까지 학교에 맞춰서 배울 수 있도록 하는데, 가장 큰 문제는 입시위주 국·영·수 중심으로 되다 보니 한국사를 9시간까지 배우는 학교는 거의 없습니다."
한국사가 뒷전으로 밀려난 교육 현실이다 보니 학생 탓만 할 수도 없습니다.
▶ 인터뷰 : 서경덕 / 성신여자대학교 교수
- "굉장히 놀랐던 사건이 있었는데요. 안중근 의사와 안창호 선생을 구분을 못 하는 친구들을 더러 봤습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사를 수능 필수 과목으로 정해야 한다며 서명운동까지 시작됐습니다.
입시에 떠밀려 우리 역사마저 잊혀져 가고 있습니다.
MBN뉴스 조경진입니다. [ joina@mbn.co.kr ]
영상취재 : 최선명·임채웅 기자
영상편집 : 하재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