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맘에 안 들어, 판사 바꿔줘"…황당한 재판 기피

【 앵커멘트 】
재판을 받는 당사자가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려울 때 법관을 바꿔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데요.
판사 이름이 마음에 안든다거나 재판 성향이 싫다며 바꿔달라는 황당한 기피신청이 많다고 합니다.
서정표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제품에 문제가 있다며 다짜고짜 바꿔달라고
떼를 쓰는 한 개그 코너입니다.

"바꿔줘"라는 유행어가 탄생할 정도로 화제였습니다.

서울중앙지법에 민사소송을 낸 50대 여성.

재판 도중 판사를 바꿔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자기보다 나이가 어리고, 무엇보다 이름이 마음에 안들었기 때문입니다.

판사의 성이 박 씨인데 모 재벌 총수들과 성이 같다는 점,

게다가 이름을 거꾸로 하면 몇 년 전 살인을 저지른 운동선수와 이름이 같아 께름칙하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또, 이 씨 성을 가진 판사에 대해선 삼성가 재벌이 연상된다며 무조건 바꿔달라는 경우도 있습니다.

과거 재판 스타일이 마음에 안들거나, 피고와 이름이 비슷해 피고에게 유리한 재판을 할 것 같다며 기피하기도 합니다.

▶ 인터뷰 : 진현민 / 서울고법 공보 판사
- "법관에게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면 소송 당사자는 기피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법관에 대한 막연한 오해나 주관적인 감정 등은 정당한 기피 사유가 될 수 없습니다."

▶ 스탠딩 : 서정표 / 기자
- "최근 5년 동안 전국 법원에 접수된 기피 신청은 2천 100여건입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 단 한 건만 받아들여졌습니다. 나머지는 모두 타당하지 않다는 이유로 기각됐습니다. MBN뉴스 서정표입니다."[deep202@mbn.co.kr]"

영상취재: 이종호 기자
영상편집: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