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학교에서 학부모가 직접 인터넷을 통해 자녀의 성적표를 볼 수 있도록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부모들은 마다할 이유가 없지만, 학생들은 울상입니다.
조경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대학들은 대부분 학생들이 입학 당시 써낸 주소로 성적표를 보냅니다.
하지만, 주소가 천차만별이라 반송이 잦다는 이유 때문에 한 대학이 직접 학부모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별도의 홈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자녀의 이름과 학번, 주민번호만 입력하면 됩니다.
▶ 인터뷰 : 명순구 / 고려대학교 교무처장
- "학생들의 성적을 학부모에게 전달해줬던 것은 그간에 계속 있었던 건데 방법이 변화된 것에 불과합니다."
그간 자녀들의 성적표를 쉽게 확인하기가 어려웠던 학부모들은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 인터뷰 : 고려대학교 재학생 학부모
- "자녀가 성적표를 안 보여주면 볼 수가 없잖아요. 그럴 때 보고 싶으면 학교 사이트 들어가서 성적을 볼 수 있으니까…."
하지만, 학생들은 울상입니다.
▶ 인터뷰 : 이준열 / 고려대학교 영어교육과 3학년
- "학교가 사전에 학생들에게 정보제공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내 성적을 엿볼 수 있을 거라는 염려도 앞섭니다.
▶ 인터뷰 : 최세미 / 고려대학교 지리교육과 1학년
- "부모님 아닌 동기들이 본다거나 하면 기분이 좋지 않을 것 같아요."
학교 측은 학생들 반발이 의외로 거세자, 일단 오늘(10일) 하기로 한 홈페이지 공개를 다음 주 월요일로 미뤘습니다.
MBN뉴스 조경진입니다. [ joina@mbn.co.kr ]
영상취재 : 안석준 기자·한종호 VJ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