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정전 협정을 불과 10여 일 앞두고 전사한 호국용사가 60년 만에 가족 품에 안겼습니다,
유해와 함께 발굴된 나무도장과 DNA검사가 가족을 찾게 한 단서였습니다.
울산중앙방송 전우수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큰 걸음으로 달려와 누이, 동생을 외치며 들이닥칠 것 같았던 사람이 황금색 보자기에 담겨 가족들 품에 왔습니다.
이별 후 60여 년만입니다.
노인이 돼 버린 여든 나이의 누이는 슬픔을 참을 길이 없습니다.
▶ 인터뷰 : 정상남 / 고 정철호 이등상사 누나
- "(휴가 왔다가 가면서 ) 짐차, 짐 싣고 다니는 차, 그것을 뒤에서 손으로 잡고 가는데 지금까지도 선해요. 그래서 차를 타고 어디까지 갔는지 그것은 모르겠고…."
조사결과 고 정철호 이등상사는 6·25 전쟁 정전 협정 10여 일 전인 1953년 7월 16일, 강원도 철원 별우지구전투에서 전사했습니다.
국방부 유해발굴단은 최근 이 같은 신원과 행적을 확인하고 유가족에게 유품을 전달하기 위해 울산을 찾았습니다.
▶ 스탠딩 : 전우수 / 기자
- "아들의 넋은 60여 년 만에 고향 어머니를 찾아왔지만 어머니는 아들을 가슴에 묻은 채 고인이 된 지 오래입니다.
고인의 넋이나마 가족 품에 안길 수 있게 된 데는 유해와 함께 발굴된 정철호라고 새겨진 나무도장이 단서가 됐습니다.
유가족 DNA검사 거쳐 최종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인터뷰 : 박신한 /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
- "아직도 산하에 묻혀계신 13만의 미수습 국군 용사를 가족의 품으로, 조국의 품으로 모시는 6·25 전사자 유해발굴 사업에 대해서 더욱 박차를 가하도록 하겠습니다."
국방부가 2000년 유해발굴사업을 시작 한 이후 지금까지 발굴한 국군전사자는 모두 7천4백여 구. 이 가운데 고인처럼 신원 확인자는 83명뿐입니다.
전사자의 특성상 유가족과의 유전자 비교검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국방부는 아직 참전군인가족을 찾지 못한 유가족은 가까운 보건소 방문을 통해 유전자 검사에 참여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JCN뉴스 전우수입니다.
영상취재 : 박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