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병폐를 얘기할 때 자주 오르내리는 말 중에 '전시행정'이 있습니다.
오늘은 이 '전시행정' 사례 두 가지를 짚어 보겠습니다.
먼저 장관이 현장 방문을 했을 때는 규정대로, 돌아갔을 때는 제 맘대로인 건설현장을, 전남주 기자가 고발합니다.
【 기자 】
작열하는 태양 아래 공사가 한창입니다.
폭염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지표면 온도가 40도를 넘겼지만, 근로자들은 일손을 멈출 수 없습니다.
▶ 인터뷰 : 정영숙 / 한국노총 본부장
- "대부분 물어보면 1시간 일하고 20분 쉰다고 하는데 실제로 보면 대부분 지켜지지 않는다고 보이고요."
다른 건설현장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고용노동부장관이 건설현장을 방문하자 분위기가 순식간에 바뀝니다.
현장 감독관이 근무 중인 작업자들에게 다급하게 전화를 겁니다.
▶ 인터뷰 : 건설 현장 관계자
- "(7명) 근로자 휴게실로 보내세요. 지금 보내세요."
근로자에게 휴식 시간에 작업을 시켰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건설 현장 관계자
- "(기온이)33도 이상 되면 40분 일하고 20분 쉬도록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32~33도밖에 안 되어도 현장에서는 47~48도이고요."
장관이 작업장을 떠난 이후 다시 현장을 찾아가봤습니다.
휴식을 권장했지만, 근로자들은 여전히 무더위와 싸우며 일하고 있었습니다.
취재진이 다가가자 착용하지 않았던 안전 조끼를 서둘러 입기도 합니다.
최근 5년간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재해자수는 11만 명, 사망자수는 2,700명이 넘습니다.
폭염 속에서 일하는 근로자에게 안전수칙과 권장 휴식을 보장하지 않는 한 산업재해 세계 1위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보입니다.
MBN뉴스 전남주입니다.
영상취재 : 안석준·김 원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