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 결국 16년 만에 추징금 미납자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됐습니다.
노태우 전 대통령 측이 저희 MBN에 추징금 완납 사실을 알려 왔는데요.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 연결해 알아봅니다. 강현석 기자? (네, 서울중앙지검에 나와 있습니다.)
【 질문1 】
결국, 노태우 전 대통령, 230억 원에 달하는 미납 추징금을 다 냈군요. 소식 전해주시죠.
【 기자 】
그렇습니다. 1시간 전 확인이 됐는데요.
노태우 전 대통령의 동생 재우 씨가 형의 미납 추징금 150억 원을 서울중앙지검 집행계좌로 이체했습니다.
재우 씨가 노 전 대통령의 추징금을 대신 내주는 형식입니다.
지난 월요일이었죠. 전 사돈인 신명수 전 신동방그룹 회장이 미납 추징금 80억을 자발적으로 냈으니
다 합쳐 230억 원의 미납 추징금이 완납된 겁니다.
동생 재우 씨 측은 자신이 갖고 있던 주식과 집, 재산 전체를 담보로 잡은 뒤, 돈을 빌려 대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질문2 】
사실 그동안 추징금 완납까지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 않습니까?
【 기자 】
그렇죠. 우여곡절이 참 많았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그동안 꾸준히 추징금을 내 왔는데, 마지막 남은 230억 원이 고비였습니다.
그래서 동생 재우 씨에게 자신이 맡긴 비자금으로 냉동창고 회사를 키웠으니 추징금을 내게 돌려달라는 법적 절차를 계속 밟아왔습니다.
전 사돈인 신동방그룹 신명수 전 회장에게도 비슷한 요구를 해 왔죠.
이 과정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됩니다.
그러자 검찰의 중재로 노 전 대통령, 동생 재우 씨, 신 전 회장 3자 간의 잠정 합의가 이뤄지게 되는데요.
추징금을 동생과 신 전 회장이 150억, 80억씩 나눠 내자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이같은 합의가 사전에 외부로 흘러나가게 됐고, 신 전 회장은 돌연 결심을 미루게 됩니다.
어차피 추징금을 내신 내줘야 할 법적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닌데, 노 전 대통령이 지나치게 여론몰이를 한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실제로 신 전 회장 측은 수 차례에 걸쳐 불쾌한 심정을 직간접적으로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결국, 합의가 계속 미뤄졌지만, 신 전 회장이 통 큰 결심을 하게 되면서 먼저 80억을 내게 됐고, 결국 오늘 동생 재우 씨도 약속대로 150억을 내게 된 겁니다.
【 질문3 】
그럼 이제 관심은 여전히 추징금을 내놓지 않는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모아질텐데요. 좀 진전이 있습니까?
【 기자 】
네, 일단 조금 진전이 있어 보입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측이 공식적으론 처음으로 자진납부 의사를 내비친 건데요.
오늘 새벽까지 검찰조사를 받고 나온 차남 재용 씨는 자진 납부 여부를 묻는 말에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서 내놓겠다고 밝혔습니다.
내용이 문제지, 자진납부 자체는 어느 정도 결정됐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사실 검찰도 공식적으로는 자진납부에 대해 관여한 바가 없다고 밝히고는 있는데요.
실제로는 전 전 대통령 측을 강하게 압박하면서 자진납부를 유도해온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죠.
따라서 과연 어떤 재산을 자진납부할지도 관심사인데요.
다만, 전 전 대통령 측은 시공사와 북플러스 등의 회사를 매각하진 않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동안 사회에 많은 기여를 한 공익적 성격의 회사인데다, 비자금과 무관하게 키워왔다는 재용 씨의 자부심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서울중앙지검에서 MBN뉴스 강현석입니다. [wicked@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