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맞아 온가족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이게 되죠.
그런데 마당히 갈곳이 없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가출청소년들인데요.
홍승욱 기자가 그들을 만나봤습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청소년 쉼터.
가출한 지 1년이 된 16살 김 모 군은 이번 명절에도 딱히 갈 곳이 없습니다.
평범한 동갑내기들은 명절이면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김 군에게는 그저 먼 이야기일 뿐입니다.
가족 생각에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아버지와 연락이 끊겨 갈 곳이 없습니다.
▶ 인터뷰 : 김 모 군 / 가출 청소년
- "추석 때만은 집에 들어가고 싶어요. 할아버지 산소 가는데, 그래도 할아버지께 인사도 드리고 해야 할 것 같아서…."
밤늦은 시각, 다리 밑으로 아이들이 하나 둘 모여듭니다.
한자리에 모인 아이들은 반갑게 인사를 나누더니 곧바로 무리를 지어 근처 노래방을 찾습니다.
노래를 부르며 어울린 뒤 찾은 곳은 근처의 한 분식점.
평소에는 하루에 한두 끼, 그것도 컵라면으로 때우기 일쑤지만,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돈이 생겼습니다.
가출청소년들은 명절 이야기를 꺼내자 자신들과는 거리가 먼 얘기라며 애써 외면합니다.
▶ 인터뷰 : 이 모 양 / 가출 청소년
- "솔직히 명절이라고 해서 특별하지 않았어요. 추석이야? 그게 끝이었어요. 추석에도 애들이랑 놀면 되지 뭐. "
추석을 앞두고 모두가 들뜬 분위기지만, 가족과 사회로부터 외면당한 아이들에게는 명절도 평일과 다름없는 그냥 하루일 뿐입니다.
MBN뉴스 홍승욱입니다. [hongs@mbn.co.kr]
영상취재 : 김영호, 전범수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