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옆에 보시는 건 한 대형병원에서 환자들에게 받는 '단기 병상 사용약정서' 라는 겁니다.
일반병실에서 열흘 있었으면 무조건 1, 2인실로 옮기라는 건데요.
환자들의 형평성 차원이라는데 글쎄요, 납득하는 환자가 얼마나 될까요.
박유영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진료비 기준으로 상위 4위 안에 드는 이른바 '빅4' 종합병원 중 한 곳입니다.
입원과 동시에 5~6인실, 일반병실로 들어가는 건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 입니다.
▶ 인터뷰 : 암 환자 보호자
- "여기 병원에 수도 없이 왔다갔다 했는데 5인실 처음 들어가요. 계속 1인실, 2인실만."
그런데, 일반병실로 겨우 옮겨도 며칠 지나면 다시 상급병실로 쫓기듯 가야 합니다.
▶ 인터뷰 : 병원 관계자
- "10일이 지나면 2인실로 가셔야 해요. 2인실 계시다 다시 (일반병실에) 갈 수는 없고요. 퇴원했다가 다시 입원해야…."
환자들에게는 이런 내용에 동의한단 약정서까지 받습니다.
▶ 인터뷰 : 병원 관계자
- "공평하게 6인실을 사용하자는 의미에서…."
하루에 적으면 12만 원, 많으면 70만 원 수준인 상급병실료는 고스란히 환자 몫입니다.
국내 대표 병원이 벌써 수년 째 이렇게 운영됐지만 감독당국은 실태조차 모릅니다.
▶ 인터뷰(☎) : 보건복지부 관계자
- "아니, 어느 병원에서 그럽니까? 처음 들었는데 있다면 심각한 상황 같은데요. "
몰려드는 환자들 간 형평성 차원이라는 이 병원의 상급병실 비율은 무려 44%에 달합니다.
일반병실 확대 등 다른 방안은 놔두고, 환자들에게 '선택할 수 없는 선택'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유영입니다.
영상취재: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