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경찰 간부가 승진 스트레스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경찰엔 일정 나이에 승진을 못 하면 옷을 벗고 나가야 하는 '계급 정년'이라는 게 있는데 이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박준우 기자입니다.
【 기자 】
경기도 고양의 한 주말농장.
오늘 아침 서울의 한 경찰서 소속 조 모 경정이 이곳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 스탠딩 : 박준우 / 기자
- "주변을 지나가던 인근 주민이 바로 이 나무에 목을 맨 조 경정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조 경정의 바지 주머니에선 A4 용지 2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습니다.
유서에는 승진에 대한 중압감과 가족에 대한 미안함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승진에 대해 고민이 많았던 것 같고요. 직장 생활하면서 후회했던 일들도 있고, 가족들한테 미안하고…."
경찰대 출신의 조 경정은 올해가 사실상 총경 승진 마지막 기회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때문에 일정 기간 이내에 다음 계급으로 승진을 못 하면 옷을 벗어야 하는 '계급 정년'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조 경정과 같은 경정은 전국에 2천 명 가까이 되지만 다음 계급인 총경 자리는 5백여 명뿐입니다.
인사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만든 계급정년 제도가 경험 많은 간부들의 발목을 잡는 부작용을 낳고 있습니다.
MBN 뉴스 박준우입니다.
영상취재 : 전범수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