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백만 원만 투자하면 돼지를 키워 돈을 불려주겠다고 투자자를 모은 양돈업체가 검찰에 적발됐습니다.
알고 보니 투자자들에게 돌아가야 할 돼지는 한 마리도 없고, 돈 2천억 원만 가로챘습니다.
엄해림 기자입니다.
【 기자 】
전국에 농장 50여 개를 운영하는 국내 3위 양돈업체입니다.
이 회사는 지난 2009년부터 돼지 선물계약 투자자를 모집합니다.
500만 원을 투자하면 엄마 돼지 1마리를 배정해주고, 이 돼지가 낳은 새끼 돼지 20마리도 준다는 겁니다.
매달 투자금의 4%를 주고, 14개월 뒤에 새끼 돼지 20마리를 팔아 원금까지 돌려준다며 투자자를 모집했습니다.
이렇게 4년 동안 모은 돈만 2천4백억 원.
하지만, 모두 거짓말이었습니다.
▶ 인터뷰 : 양돈업체 관계자
- "그 사람은 여기 안 와요. 회장은, 한 번도 본 적도 없고…."
검찰 수사 결과, 투자자들에게 배정돼야 할 돼지 20만 마리에서 절반가량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투자자로부터 돈을 받아 은행 대출 860억 원을 갚아버린 탓이었습니다.
게다가 남은 돼지들마저 은행 담보로 잡혀 있어, 투자자 몫은 한 마리도 없었습니다.
검찰은 유사수신 등의 혐의로 양돈업체 대표 등 13명을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MBN뉴스 엄해림입니다. [ umji@mbn.co.kr ]
영상취재 : 김원·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 국차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