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가진 육사생도 퇴학조치는 "부당"

【 앵커멘트 】
여자친구와 성관계를 가졌다는 이유로 생도를 퇴학시킨 육군사관학교의 조치는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또 나왔습니다.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한 조치라는 이유입니다.
강현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장교를 키워내는 사관학교에만 있는 독특한 교칙인 '3금제도'.

모든 생도는 금주·금연·금혼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는 내용인데, 위반하면 퇴학까지 당할 수 있습니다.

위법·위헌적 성격이 강해, 이미 국가인권위는 지난 2008년 '3금' 위반자에 대한 퇴학조치가 인권침해라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법원도 3금 제도 중 하나인 '금혼'에 대해 거듭 제동을 걸었습니다.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와 외박 중 성관계를 가진 육사생도에 대한 퇴학조치가 위법하다는 겁니다.

육사는 퇴학 사유로 성관계에 따른 품위손상, 보고의무 불이행 등 4가지를 들었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서울고법은 성관계가 개인의 내밀한 자유영역이며 군기를 문란하게 했다고 볼 근거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육사의 예규가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다며, 징계사유를 모두 고려해도 퇴학처분은 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한편, 육사는 인권위의 권고에도 오히려 지난해 이 제도를 강화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빚은 바 있습니다.

MBN뉴스 강현석입니다. [wicked@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