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에는 조류인플루엔자 때문에 고향 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당부가 있었는데요.
그래도 고향이 그리운 걸 어쩌겠습니까?
그래서 일부 마을에서는 입구에 소독기까지 설치했습니다.
강세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오리 1만 6천 마리를 키우던 축사가 텅 비었습니다.
조류인플루엔자로 기르던 오리를 모두 땅에 묻어야 했던 농장주의 마음에는 큰 상처만 남았습니다.
설 명절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예년처럼 반갑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오광석 / 오리농장주
- "자식들이 걱정돼서 전화 오는데 여기 사정이 좋지 않으니까 설에 오지 말라고 했어요."
아직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지 않은 농가도 우울한 명절을 맞게 됐습니다.
매일같이 해온 소독이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가족과 함께하는 즐거운 명절은 이미 포기했습니다.
▶ 인터뷰 : 전승구 / 양계농장주
- "매년 명절 때마다 형님댁에 갔는데 올해는 방역 때문에 방문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조류인플루엔자 최초 발생지인 동림저수지에서 불과 500m 떨어진 이 마을 입구에는 소독용 분무기가 설치됐습니다.
명절을 함께 보내려는 가족들을 차마 거절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하태식 / 전북 고창 성내면
- "이번 명절 때 큰아들이 온다는데 며느리와 손자는 위험하니까 오지 말라고 했어요."
▶ 스탠딩 : 강세훈 / 기자
- "조류인플루엔자와의 전쟁을 끝내고 평온했던 일상을 되찾는 것. 축산 농가의 한결같은 바람입니다. MBN뉴스 강세훈입니다."
영상취재 : 조계홍 기자
영상편집 : 한남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