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여수에서 일어난 기름유출 사고는 유조선의 과속 때문으로 드러났습니다.
더구나 해당 정유사가 기름 유출량을 축소하고 늑장 신고까지 하면서 사고를 키웠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민들의 가슴엔 또 피멍이 들고 있습니다.
최용석 기자입니다.
【 기자 】
16만 톤 급 유조선이 바다 위 송유관과 충돌합니다.
파손된 송유관에서 원유가 분출되고 바다는 금세 검은색으로 변합니다.
사고 당시 CCTV 모습으로, 유조선이 속도를 줄이지 않고 접안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 인터뷰 : 김상배 / 전남 여수 해양경찰서장
- "도선사 2명이 조선하여 원유부두로 접안을 시도하던 중 안전속력을 유지하지 않고 약 7노트의 속력으로 무리하게 접안을 시도하여…."
늑장 대응도 문제였습니다.
선사와 GS칼텍스는 사고 발생 뒤 30분이 넘어서야 해경에 신고했습니다.
해경 방제선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기름 수만 리터가 바다로 유출된 뒤였습니다.
▶ 스탠딩 : 최용석 / 기자
- "갯돌 곳곳에 기름이 잔뜩 묻어 있습니다. 최초 유출된 기름의 양은 800리터로 알려졌지만, 조사결과 16만 리터 이상으로 확인됐습니다."
▶ 인터뷰 : 조종수 / 전남 여수 신덕마을
- "이 엄동설한에, 우리가 (바다에) 나가 손으로 (어패류를) 잡아서 매일 시장에 나가는데, 이렇게 바다에 피해를 줘서…."
이렇게 광양만으로 퍼진 기름띠는 조류를 타고 7km 떨어진 경남 남해안까지 확산됐습니다.
이미 지난 1995년 시프린스호 사고로, 피해를 본 남해 양식 어민들도 걱정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 인터뷰 : 이용택 / 경남 남해 양식 어민
- "수거하면 끝이 나야 하는데 끝이 없고, 계속해서 2차, 3차 자꾸 이런 식으로 피해가 오니까…."
사고 축소 발표와 늑장 신고, 담당기관들의 안이한 대응.
기름 유출 확산을 초기에 막지 못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최용석입니다.
[yskchoi@hotmail.com]
영상취재: 최양규
영상편집: 이현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