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청부살해범 형집행정지 관련 실형 선고

지난해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던 여대생 청부살해범 윤길자 씨 형집행정지 사건과 관련해 윤 씨의 남편과 허위진단서를 발급한 의사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 서부지법 제12형사부(김하늘 부장판사)는 7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윤씨의 남편 류원기 영남제분 회장(67)에게 징역 2년을, 윤씨의 형집행정지에 필요한 진단서를 발급한 박 모 신촌세브란스 교수(55)에게 징역 8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류 씨에 대한 공소사실 중 63억원 상당의 업무상 횡령.배임만을 유죄로 인정했다. 박 교수에 대해서는 기소된 3건의 진단서 중 두 건에 진단서에 대해서만 허위진단서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2008년 쓰여진 첫 번째 진단서의 경우 작성 열흘 전 윤길자씨의 상태가 호전되긴 했으나 그 후 환자가 심각한 천식발작을 일으켜 위중한 상태에 빠졌던 사실이 확인돼 허위사실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2010년, 2012년 작성된 두 개의 진단서에 대해서는 '주된 내용이 협진의의 의견에 명백히 반하고 있다'는 점과 '과거에 치료받은 병과 발생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합병증을 전후 사정을 제대로 밝히지 않은채 당시 상황에서 치료가 필요한 것처럼 작성했다'는 이유로 고의적으로 작성된 허위진단서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국내 유수 종합병원의 의사가 허위로 진단서를 작성할 경우, 의학적 전문지식이 없는 검찰이 형집행정지를 결정하는 결정적 근거가 될 수밖에 없다"며 박 교수의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류 씨가 박 교수에게 허위진단서 작성을 대가로 미화 1만달러를 건넸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무죄로 결론냈다.
재판부는 또한 "검찰도 윤씨에 대한 형집행정지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 더 주의를 기울였어야 한다"며 "비정상적이고 반복적인 형집행정지결정과 연장 결정이 전적으로 박 교수 책임이라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 측 변호인은 재판 후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해서 허위작성의 고의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즉각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