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리조트 붕괴사고에 묻히긴 했는데요.
어제(18일) 서울 중구의 오래된 화교사옥에서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숨지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60년도 더 된 오래된 건물인데, 왠일인지 그대로 방치되면서 화를 키웠습니다.
이성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청계천변에 있는 건물이 화염에 휩싸였습니다.
1950년대 재건축돼 지금은 쪽방촌으로 이용되고 있는 '화교사옥'입니다.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로 꼽힐 정도로 낡고 노후화돼 불은 삽시간에 번졌습니다.
▶ 인터뷰 : 이창우 /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목조 주택을 갖고 화재 실험을 해보면 5분 내에 실내에 있는 모든 가연물에 일순간에 불이 붙어버립니다."
이 사고로 쪽방에 살던 80대 여성 2명이 숨졌고 주민 6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 스탠딩 : 이성식 / 기자
- "잿더미로 변한 이곳은 지난 2003년 재난위험시설로 지정됐고, 이후에도 안전점검 때마다 지적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건물 자체는 무허가에, 토지의 소유주는 대만대표부, 상가 관리는 화교협회로 각각 달라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방치된 채 시간만 보낸 겁니다.
지난 1992년 한국이 중국과 국교를 맺고 대만과 단교하면서 소유권이 꼬인 탓입니다.
담당 구청이 강제로 안전시설을 설치하는 방안까지 고려했지만 외교적 마찰을 우려해 단념했습니다.
▶ 인터뷰(☎) : 서울 중구청 관계자
- "다시 한 번 재촉했는데도 대만대표부는 한국에서 강제 집행하면 외교문제화 시키겠다고…."
결국 갈 곳 없는 쪽방촌 주민들만 예고된 인재에 희생된 셈입니다.
MBN뉴스 이성식입니다.
영상취재 : 김준모·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 국차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