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최근 생활고를 비관한 세 모녀가 동반자살한데 이어 생활고와 신병비관에 따른 가족 동반자살이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경기 동두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7시 45분께 동두천시 상패동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윤모(37·여)씨와 아들(4)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윤씨의 옷에서는 '미안하다'는 등의 글씨가 적힌 세금 고지서가 발견됐습니다.
조사 결과 인근 원룸에 사는 윤씨는 이날 오후 6시께 아들을 데리고 집을 나선 뒤 이 아파트에 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윤씨는 재혼해 아들을 낳았고 남편이 데려온 딸(15)과 함께 살았습니다.
그러나 남편에게 변변한 벌이가 없어 세금을 제때 못 내는 등 생활고에 시달렸고 우울증까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같은 날 오후 5시께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한 다가구주택에서 안모(57)씨와 아내 이모(55)씨가 연탄불을 피워놓고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발견 당시 부부는 안방 침대 위에서 천장을 바라보고 나란히 누운 상태였습니다.
현장에서는 딸(21)에게 남긴 유서가 발견됐습니다. 유서에는 "먼저 가서 미안하다. 다음 생애에도 부모와 자식으로 태어나 행복하게 살자"는 내용이 담겼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안씨는 택시 기사로 일하며 생활비를 벌었으나 최근 간암 말기 판정을 받는 등 건강이 나빠져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부부가 생활고와 병마로 괴로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부검은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경기도 광주에서는 3일 오전 8시 38분께 초월읍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이모(44)씨가 딸(13·지체장애 2급), 아들(4)과 함께 숨져 있는 것을 부인 A(37)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발견 당시 이씨는 딸, 아들과 함께 작은 방에 누워 숨져 있었습니다.
작은 방 안쪽에는 유리테이프로 문틈을 막은 흔적이 있었으며 옆에는 불에 탄 번개탄 5개와 소주병 2개가 놓여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전 부인과의 사이에서 큰아들(18·고3)과 딸을 낳은 이씨는 사별하고서 2010년 현 부인과 재혼했습니다.
지난해 9월 집을 나간 A씨는 유일한 친아들인 막내를 보러 가끔 집에 들렀습니다. 이날도 아들을 보러 집에 들렀
경찰 관계자는 "숨진 이씨는 전 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큰아들과 딸 중 딸이 지체장애를 앓는 것 때문에 가정불화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를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