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허름한 데다 지난달 큰불이 나서 이제는 폐허가 되다시피 한 서울 중구의 화교 건물에 다시 주민들이 들어가 살고 있습니다.
갈 곳이 없기 때문인데요.
구청은 강제 퇴거까지 고려하고 있습니다.
원중희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17일 화재로 2명이 숨진 서울 중구 화교건물입니다.
불에 타 무너진 폐허 옆으로 건물 일부가 남아있습니다.
화재 후 받은 안전점검에서 이곳은 사용할 수 없어 철거해야 한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안에 들어가 보니 곧 무너질 것 같은 쪽방촌에 여전히 주민들이 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옥곤 / 화교건물 주민
- "여기 살기 좋고 오래 살았는데, 한 50년씩 넘게 살았어요, 다들 갈 데가 없지…."
▶ 스탠딩 : 원중희 / 기자
- "아직도 이곳에는 천장과 벽 곳곳마다 그을음이 남아있고 바닥에도 불탄 자재들이 뒹굴고 있지만, 12명의 주민이 여전히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퇴거 명령이 내려졌지만 갈 곳이 없는 주민들로선 마땅한 이주대책 없이는 나갈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정이만 / 화교건물 주민
- "(이주) 요구를 해봤죠, 해봤는데 구청에서는 이게 화교 땅이니까 한국에서는 보증을 못 해주겠다고…."
담당 구청은 건물 관리 책임을 진 화교협회에 이번 주까지 이주 대책을 마련하라고 통보했지만, 묵묵부답.
구청은 다음 주엔 강제철거에 나선다는 방침이어서 주민들과 충돌이 우려됩니다.
MBN뉴스 원중희입니다. [june12@mbn.co.kr]
영상취재 : 박상곤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