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고춧가루인데 물과 섞어 다진 양념으로 수입하면 관세가 최대 30분의 1까지 감면되는데요.
이를 악용해 중국에서 고추와 고추가루 72톤을 몰래 들여온 일당이 세관에 적발됐습니다.
노승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종이상자를 열자 다진 양념으로 보이는 반죽이 드러납니다.
하지만 윗부분을 파헤쳐보니 속은 마른 고추가루입니다.
무역업자 김 모 씨 등이 수입관세를 덜 내기 위해 눈속임을 한 겁니다.
고추가루를 수입할 땐 물건값의 2.7배를 관세로 내지만 다진 양념은 8%~45%만 납부하면 돼 최대 30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이들은 몰래 들여온 다진 양념을 건조와 분쇄를 거쳐 일반 고추가루로 다시 만든 뒤 시중에 팔려다 적발됐습니다.
▶ 인터뷰 : 박철구 / 인천본부세관장
- "이 '물타기' 수법은 양념장이나 물을 탄 고춧가루가 엑스선 영상으로는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악용해…"
서류에는 김치를 수입한다고 쓰고 실제론 마른 고추를 수입해온 일당 4명도 적발됐습니다.
▶ 인터뷰 : 이미숙 / 인천본부세관 관세행정관
- "이 김치 영상과 이쪽 김치 영상이 (서로) 달라서 저희가 한 번 본보기를 검사했거든요. 열어보니까 이 건 압착고추로 나왔습니다."
이번에 적발된 양은 모두 72톤, 지난해 1년 간 적발된 양의 43%에 이르는 엄청난 양입니다.
세관은 김 씨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나머지 2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MBN뉴스 노승환입니다.
영상취재 : 민병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