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청와대를 항의방문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12시간 동안 농성을 벌였습니다.
보도에 이성식 기자입니다.
【 기자 】
영정사진을 든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오늘(9일) 새벽 청와대를 향해 이동합니다.
경찰이 진입을 막자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합니다.
- "시위하러 온 거 아니에요. 내 딸 때문에 와서 박근혜 대통령이랑 얘기한다는 데 뭐가…."
항의 농성은 12시간동안 이어졌고, 시민단체 회원까지 몰리며 경찰 추산 300여 명이 동참했습니다.
유가족이 분노한 이유는 세월호 희생자와 교통사고 사망자를 비교했다는 KBS 김시곤 보도국장의 발언이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앞서 KBS 본사를 방문했지만 대화가 원활하지 않자 청와대로 발길을 돌린 겁니다.
▶ 인터뷰 : 유경근 / 세월호 사건 가족대책위 대변인
- "사장이 직접 공개 사과를 하고, 보도를 하라. 그리고 망언 당사자인 보도국장을 즉각 파면해야 한다."
청와대는 사태 수습을 위해 정무·홍보수석이 나서 유족 대표와 만났습니다.
KBS 김 보도국장이 발언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한 뒤 사의를 표명하고, 사장이 공개사과하자 유가족들은 안산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 인터뷰 : 길환영 / KBS 사장
- "여러분 마음에 다시 한 번 깊은 상처를 드린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 드립니다."
유가족들이 요구한 면담은 성사되지 않았지만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여러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며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MBN뉴스 이성식입니다. [ mods@mbn.co.kr ]
영상취재 : 김영호·배병민 기자
영상편집 : 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