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법인 만들고 대포통장 팔아 수억대 부당이득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유령법인을 만들고 대포통장을 개설해 도박사이트 등에 판매해온 혐의(공전자기록 등 불실기재)로 총책 박모 씨(43)를 구속하고 공범 우모 씨(46)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박씨 등은 지난 3월 초부터 최근까지 인터넷에 대출을 해줄 것처럼 광고를 올린 뒤 접촉해온 사람들에게 "명의는 한 번만 쓰고 폐기되니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말하며 1인 당 400만원을 주고 인감 등 모든 자료를 넘겨받았다. 이들은 이후 넘겨받은 명의로 법인을 만들고 법인 1개 당 수십개의 법인통장을 개설해 불법 도박 사이트 등에 팔았다.
　불법 도박사이트는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대포통장이 필요했기 때문에 법인통장 1개 당 40만원을 지급했다. 또 이들이 차린 유령 회사는 주로 일반음식점이나 의류업체 등으로 사업자등록 절차가 수월한 점을 악용했다. 30~40명의 명의로 총 159곳의 유령회사를 차린 박씨 등은 총 5억2000만원에 달하는 부당이득을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경제가 어렵다보니 갑자기 돈이 필요해진 주부나 상인 들이 주로 피해를 봤다"면서 "개인정보를 알려주면 큰 피해를 볼 수 있고 무엇보다 범죄에 자신의 이름이 악용될 우려가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최희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