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와 고용불안 등으로 정신적.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중장년 남성이 가장 자살을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자살예방센터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부산지역 자살 사망자 가운데 유족이 면담에 참여한 190명을 대상으로 '심리적 부검'을 실시한 결과를 17일 밝혔다. '심리적 부검'은 자살자의 유서뿐만 아니라 가족.동료와의 면담 등을 분석해 '왜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밖에 없었는지'를 규명하는 작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산 지역 자살사망자 중 40대가 43명(22.6%), 50대가 37명(19.5%) 순으로 많아 중장년층이 가장 자살을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무응답 1명)로는 남성이 137명(72.1%), 여성이 52명(27.4%)으로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자살원인으로는 정신적 문제가 58명(25.2%)으로 가장 많았고, 경제 문제 43명(18.7%), 신체 질병 38명(16.5%), 가정문제 37명(16.1%) 등이 뒤를 이었다.
시기별로는 4월 38명(20.0%), 5월 31명(16.3%), 3월 29명(15.3%) 순으로 나와 계절성 우울증이 많이 나타나는 봄에 자살을 많이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발생시각은 오후 1∼6시가 39명(20.5%)으로 가장 많았다. 또 직업은 무직이 92명(48.4%)으로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2차 심층면접 조사에 참여한 면접 참여자 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살시도 당시 주변에 '아무도 없었다'고 응답한 참여자는 26명으로 65%에 달했다. 사망자의 성격에 대해서는 '과묵, 소심, 내성적'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16명으로
자살예방센터 관계자는 "자살 예방을 위해 국가기관, 전문의료서비스기관을 포괄하는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한 뒤 시스템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며 "자살 현황 분석 결과를 토대로 자살 예방 사업의 정책 방향 등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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