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글날, 우리 말의 탄생을 기념하고 또 사랑하자고 다짐하는 날이죠.
사실 국어 기념일은 다른 나라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그만큼 한글이 특별하고 의미가 있다는 것이지만, 날이 갈수록 우리의 소중한 한글은 더 많이 훼손되고 있습니다.
이상민 기자입니다.
【 기자 】
'핵노잼' '앵까네' '버카충'
도무지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말들이 학생들 사이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쓰입니다.
'그 메뉴는 안 되세요' '생크림 올라가셨어요'와 같이 사물에 높임말을 쓰는 틀린 표현도 커피 전문점 등에서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감기 빨리 낳으세요' '어의가 없어요'처럼 아예 맞춤법을 틀리게 쓰는 사람도 많습니다.
오늘은 568돌을 맞은 한글날이지만, 일상에서 벌어지는 우리말 훼손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여기저기서 쓰는 '골든타임'이라는 용어가 대표적입니다.
'황금 시간'으로 바꿔도 이해하는 데 지장이 없지만, 정부조차 아무 생각 없이 '골든 타임'을 남발하고 있습니다.
일본식 표현도 여전합니다.
'엑기스'는 네덜란드어 '엑스트럭트'의 일본식 외국어로 '추출물'로 써야 합니다.
'견습' 역시 일본의 한자 표기를 그대로 읽은 겁니다.
정부 부처가 배포하는 보도자료 역시 심각한 수준입니다.
'Top-down 방식으로 후보 기술 발굴'처럼 국어기본법을 어긴 사례가 보도자료 1건당 세 번이 넘습니다.
공공기관에 1명씩 '국어전문관'을 두는 국어기본법 개정안은 1년 가까이 국회에서 잠만 자고 있는 실정입니다.
MBN뉴스 이상민입니다. [ mini4173@mbn.co.kr ]
영상편집 :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