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마지막으로 남은 판자촌이라는 구룡마을에서 불이 나 주민 1명이 숨졌습니다.
주택 대부분이 불이 옮겨붙기 쉬운 가건물이어서 피해가 커졌습니다.
윤지원 기자입니다.
【 기자 】
끊임없이 피어오르는 검은 연기 아래로 시뻘겋게 불이 타오릅니다.
마을 입구부터 늘어선 30여 대의 소방차가 물을 뿌리고, 헬기까지 동원됐지만 불길을 잡는 데는 역부족입니다.
▶ 인터뷰 : 김옥임 / 구룡마을 주민
- "주택 쪽으로 많이 타니까 고물상 쪽보다도 주택 쪽으로 주민들이 처음에 소화기하고 수돗물 호스로 해서 끄고 있었어요, 그러다 소방차가 오면서…."
어제(9일) 오후 1시 50분쯤, 서울 개포동 구룡마을에서 불이 났습니다.
▶ 스탠딩 : 윤지원 / 기자
- "삽시간에 주거지구로 번진 불은 16개동 60여 세대를 모두 태운 뒤 2시간 만에 꺼졌습니다."
이 불로 구룡마을 주민 71살 주 모 씨가 숨졌습니다.
당초 가족들과 연락이 닿지 않던 주 씨는 저녁 6시 반쯤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또 주민 130여 명이 황급히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구룡마을 7-B지구의 가건물에서 시작된 불은 거세게 부는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8지구까지 옮겨갔습니다.
대부분 불에 쉽게 타는 소재로 된 가건물인데다 소방차 진입로가 확보되지 않아 불길은 쉽게 잡히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최송섭 / 서울 강남소방서 행정과장
- "보시다시피 이 지역 자체가 소방차 진입이 매우 곤란한 지역입니다. 그리고 건물 자체가 가건물로서 떡솜, 합판 등으로 아우러져…."
마을 주민들은 소방대원들이 초기 대응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 인터뷰 : 박승찬 / 구룡마을 주민
- "갑자기 어머니가 불났다고 빨리 나오라고 해서 빨리 나왔었는데, 불이 (처음에는) 그렇게 안 커서 저쪽에 있었거든요. 그런데 방송도 안 나오고 그러니까…."
경찰은 방화 여부 등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윤지원입니다. [ jwyuhn@gmail.com ]
영상취재 : 박준영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