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 논란` 론스타, 1770억원대 세금소송 승소

막대한 차익을 남긴 외환은행 주식매각으로 '먹튀' 논란을 일으킨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우리 세무당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일부 승소해 1772억여원을 돌려받게 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문준필 부장판사)는 21일 론스타 펀드의 자회사 LSF-KEB홀딩스가 "양도소득세 3876억원을 돌려달라”며 남대문세무서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론스타는 벨기에에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 LSF-KEB를 통해 2003년 외환은행 주식을 1조3800억원에 인수한 뒤, 지분을 두 차례에 걸쳐 총 5조1076억원에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한 뒤 국내에서 철수했다.
이후 남대문세무서가 주식매각대금에 대해 양도소득세 10%를 원천징수하자, 론스타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LSF-KEB는 조세회피를 위해 설립된 페이퍼컴퍼니일 뿐, 매각 이익은 40여개 투자자로 구성된 론스타 유에스(미국 본사)에 돌아갔다”는 론스타 측 의견을 받아들였다.
한·미 조세조약에 따라 자산의 매각이나 처분으로 인한 소득이 미국 국적의 최종투자자에게 돌아가면 과세를 할 수 없다.
재판부는 다만 버뮤다 국적의 최종투자자 일부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와 버뮤다 간에는 조세조약이 체결돼 있지 않아 원천징수가 정당하다고 보고, 3876억원 가운데 2104억원 가량은 납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한편 론스타는 지난 6월에도 남대문세무서를 상대로 한 1200억원대 소득세 1심 소송에서 승소한 바 있다.
[이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