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인질범 김상훈(46)이 경찰의 답답한 협상이 막내딸(16) 살해에 영향을 미쳤다고 언급했다.
15일 오전 9시 45분께 법원의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안산단원경찰서를 나선 김씨는 "당시 경찰의 협상 전화가 더 답답하게 만들고 흥분시켰다”고 말했다. 김씨는 "막내딸이 죽은 것 경찰 잘못도 크게 애 엄마(44·부인)음모도 있다. 철저한 수사를 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도 했다.
야구모자를 쓰고 검은색 점퍼를 입은 김씨는 죄의식 없이 시종 일관 당당한 모습이었다.
김씨는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에도 "막내딸이 죽을 때 (협상하던 경찰이)오히려 나를 안정시킨 게 아니고 더 답답하게 만들었고 흥분시켰다. 요구조건을 들어주는 것이 없어 장난 당하는 기분이었다. 아이들을 죽일 명목(생각)은 없었다”며 우발적 범행이었음을 재확인했다.
김씨의 말이 사실이라면 막내딸을 살해한 시점은 경찰이 개입한 이후 경찰과 협상하던 중이라는 말이 된다. 경찰은 이를 부인하고 나섰다.
김씨는 또"애들이 살려달라는 소리를 애 엄마가 무시했다. 인간으로서 이해가 안 간다. 애들한테 살려주기로 약속했는데 애 엄마한테 무시당했다”며 범행의 책임을 부인에게 떠넘기기도 했
김씨는 12일 오후 부인의 외도를 의심해 전 남편 A씨(49)의 집에 침입, A씨 동거녀(32)를 감금하고 있다가 귀가한 A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어 귀가한 의붓딸 2명도 인질로 삼고 막내딸을 살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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