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시내버스 문에 발이 낀 중학생이 수십 미터를 끌려가는 사고가 났습니다.
지나던 시민들의 도움으로 큰 사고는 막았지만,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한 관련 규정이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이도성 기자입니다.
【 기자 】
한 남학생이 버스에 타려는 순간 문이 닫히더니 곧바로 버스가 출발합니다.
당황한 남학생은 앞문에 낀 채 허우적거려보지만, 버스는 멈추질 않습니다.
14살 중학생 강 모 군이 학원을 마치고 집으로 가다가 사고를 당한 겁니다.
▶ 스탠딩 : 이도성 / 기자
- "버스에 올라타려던 강 군은 출입문에 발이 낀 채 버스에 매달려 이곳에서부터 약 40미터 정도 끌려갔습니다."
강 군은 왼쪽 무릎을 다쳐 전치 8주 진단을 받았고, 이번 주부터 개학을 했지만 학교에 가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강 모 군 어머니
- "아들이 '엄마, 내가 앞으로 버스를 탈 수 있을까?'라고 얘기하는데, 심리적으로 공포심을 갖게 된 게 아닌가, 그런 부분이 가슴이 많이 아파요. "
시내버스는 하차하는 뒷문엔 승객이 끼게 되면 문이 다시 열리도록 장치가 설치돼 있습니다.
문이 열리면 버스가 작동하지 않지만, 승객이 올라타는 앞문 쪽에는 이런 장치가 없습니다.
앞문에는 안전장치 설치를 법적으로 강제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국토교통부 관계자
- "(하차문에는 규정상) 설치가 의무화돼 있는 거죠. 상차문 같은 경우엔 운전기사가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그런 사고의 가능성이 좀 작아서 그런 게 아닌가."
자칫하면 어린 학생이 목숨을 잃었을 수도 있었던 상황.
시급한 대책이 필요할 때입니다.
MBN 뉴스 이도성입니다. [ dodo@mbn.co.kr ]
영상취재: 유용규 기자
영상편집: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