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성관계 동영상…동의하면 무죄?

【 앵커멘트 】
연인관계인 여자친구와 합의하에 성관계 동영상을 촬영했다면, 상대가 청소년이라도 무죄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서정표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지난 2011년 10월부터 미성년자인 17살 박 모 양과 사귀기 시작한 28살 김 모 씨.

모텔을 들락거릴 정도로 깊은 연인관계였습니다.

하지만, 둘의 관계가 틀어진 건 6개월쯤 뒤.

여자친구가 다른 남성과 사귀고 성관계까지 가진 사실을 안 뒤부터였습니다.

급기야 김 씨는 차 안에 문을 걸어잠그고, 헤어지지 않으면 자살하겠다며 흉기로 자신의 복부를 찌르는 시늉을 하는 등 협박했습니다.

그러고도 분을 이기지 못한 김 씨는 이튿날엔 여자친구를 강제로 두 차례나 성폭행했습니다.

이 사건이 있기 전 둘은 서로 합의하에 성관계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하기도 했습니다.

재판에 넘겨진 김 씨의 혐의는 3가지.

성폭행과 협박 그리고 아동청소년 음란물 제작이었습니다.

하급심에 이어 대법원은 성폭행과 협박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동영상 촬영은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서로 합의 하에 촬영을 했고, 여자친구 요구대로 곧바로 동영상을 삭제하는 등 애초 동영상을 유통, 배포할 목적이 없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촬영 중에 성적학대나 착취 등이 없는 것도 참작됐습니다.

현행 아동청소년법에는 음란물을 제작하면 징역 5년 이상에 처하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의 경우 음란물이 맞긴 하지만 사전에 동의가 있었고, 공개 목적이 아닌 만큼 사생활은 보호돼야 한다고 법원은 판단했습니다.

MBN뉴스 서정표입니다.[deep202@mbn.co.kr]

영상취재 : 이종호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