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뉴스 속 궁금증을 친절하게 풀어드립니다. '뉴스 속 뉴스' 시간인데요.
매경이코노미 박수호 기자 자리했습니다.
<‘불곰 이규태’, 방산비리 베일 벗겨지나>
[앵커]
일광그룹 이규태 회장이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에 체포됐는데요. 그러면서 자연스레 이규태 회장, 일광그룹 등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박기자, 이 회장, 어떤 사람입니까.
[기자]
업계에서는 방위사업 분야 큰손으로 유명하지만요. 일반인들은 연예기획사 일광폴라리스를 더 잘 아실 겁니다. 김범수, 아이비 등 유명연예인 소속사지요.
최근 소속 연예인 클라라와의 문자메시지 공방으로 화제가 됐던 그 소속사 대표가 바로 이규태 회장입니다. 2013년부터는 대종상영화제 조직위원장으로 행사를 주관하기도 했습니다.
[앵커]방위산업에 발을 들인 계기는 뭔가요.
[기자]
원래 이 회장은 경찰로 근무하다 1984년 국방부가 ‘군 무역대리점’ 제도를 신설하자 무기중개업에 뛰어들었다고 합니다. 사업에서 성공하자 이 회장은 초등학교와 유치원이 소속된 학교법인과 복지재단 이사장을 맡는 등 모범기업인 이미지를 쌓아오고 있었다고 합니다.
2009년 불곰사업이라고 한국이 구소련에 제공한 경협차관 원리금 일부를 러시아제 무기로 상환받는 사업에서 비리사건에 연루됐는데요. 이때 이 회장은
사회공헌 활동을 참작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미 방산비리로 한차례 조사를 받았던 적이 있군요. 이번에는 어떤 혐의입니까.
[기자]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은 지난 11일 이규태 회장을 상대로 밤샘 조사를 했는데요. 합동수사단은 지난 2009년 공군의 전자방해작전 훈련장 리모델링 사업에 관여한 이 회장이 사업비 1300억 원 가운데 500억 원을 빼돌린 정황을 포착했다는 내용 때문입니다. 합동수사단은 이미 이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일광공영 측이 SK C&C에 연구개발 용역을 주기로 했었는데요.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군에 납품된 전자방해작전 장비가 군 작전 요구 성능(ROC)에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훈련장비 성능 개량을 해야 하는데 사업비만 빼돌렸다는 겁니다.
[앵커]
전자방해작전 사업이라는 게 뭡니까.
[기자]
EWTS라고도 하는데요. 요격기나 대공포 등 적군의 공중 위협으로부터 조종사의 생존능력을 높여주는 전자방해 훈련장비입니다.
이 회장 회사인 일광공영은 터키 무기회사 하벨산과 계약을 맺고 2009년 사업비만 1365억원에 달하는 EWTS 사업을 중개했습니다. 그런데 이 무기가 북한의 주력 미사일에 대응하는 작전 요구 성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사건이 불거진 겁니다.
[앵커]
합동수사단이 단일 사건만 가지고 수사하지는 않을 듯 한데요. 다른 의혹도 있다, 또 로비하기 위해서 이 회장이 국방부 등에 커넥션이 있다, 이런 얘기도 돈다면서요.
[기자]
수사결과가 나와 봐야 하겠습니다만 EWTS 사업 뿐만 아니라 군단급 정찰용 무인기(UAV) 능력보강 사업과 관련해 군의 기밀을 몰래 빼돌렸다는 의혹도 함께 받고 있습니다.
더불어 로비 정황도 속속 포착되고 있는데요. 방사청 소속 서기관 부인이 일광공영 산하의 복지재단에 근무한 건 기본이고요. 이 회장과 함께 체포된 권모 전 SK C&C 상무는 예비역 공군 준장으로 방사청 감시정찰사업부장으로 일하면서 EWTS사업을 담당하다 2007년 전역 직후 SK C&C로 자리를 옮긴 인물입니다. 김 모 전 기무사령관은 클라라 사태가 벌어졌던 연예기획사인 일광폴라리스 대표로도 올라있었고요.
[앵커]
결국 수사 결과를 지켜볼 수밖에 없겠군요. 그런데 방산 비리는 예전에도 많지 않았나요.
[기자]
방산비리 사건은 유신체제 이후부터 불거져나왔다고 하는데요.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1980년대 초엔 5공화국 당시 청와대 경호실장을 지낸 박종규씨가 F-20 전투기 판매를 추진하는 미국 노스롭사로부터 수천억원의 뇌물을 받은 사건이 있었고요.
1993년 F-16 등 최신예 전투기와 구축함 도입 때 불거졌던 '율곡비리 사건' 때는 이상훈·이상구 전 국방장관과 한주석 공군참모총장 등 최고위층이 수천억대 뇌물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구속기소되기도 했습니다.
김영삼 정부 때는 백두사건이 문제가 됐는데요. 이때 유명한 린다김 사건이 터졌는데요. 이양호 전 장관은 린다 김(한국명 김귀옥)이라는 걸출한 로비스트와도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 것으로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당시 이 전 장관은 미모의 재미 로비스트 린다 김과 애정어린 편지를 주고받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수면 위로 드러난 '통영함 납품비리'도 있었는데요. 2012년 건조됐으나 성능미달로 2년간 조선소에 발이 묶여있던 통영함은 수사 결과 1970년대 수준의 음파탐지기가 설치된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뉴스 속 뉴스' 매경이코노미 박수호 기자였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