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방지특별법이 시행된 지 10년이 넘게 지났지만, 일명 '청량리 588'이나 '미아리 텍사스' 같은 집창촌들은 아직도 건재합니다.
성매매는 엄연한 불법인데 주거지와 가까운 곳에 버젓이 집창촌이 남아있다는 게 의아한데요.
그러다 보니 정부가 집창촌들은 없애려는 의지조차 없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성식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 기자 】
지난 2004년 성매매방지특별법을 시행하며 집창촌과의 전쟁을 선포했던 정부.
- 아가씨 일어나보세요. 옷 좀 입으세요. (일하기 위해서 온 거예요?) 돈이 많이 필요해서….
성매매업 종사자들은 전국 각지에서 '생존권을 보장하라'며 강력히 저항했습니다.
10년이 지난 지금 집창촌은 어떻게 됐을까?
▶ 스탠딩 : 이성식 / 기자 [ mods@mbn.co.kr ]
- "일명 '청량리 588'이라고 불리는 집창촌입니다. 제 뒤로 보이는 청소년출입통제구역이라는 팻말 뒤로 아직도 수십 곳이 손님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 시각이 오전 11시 이른 시간인데도 벌써 영업을 하는 곳이 있었습니다."
2004년 이후 줄어들던 성매매 집결지 숫자와 종사자의 숫자는 지난 2010년부터 오히려 늘고 있습니다.
성매매업 관계자조차 정부가 집창촌을 없애려는 의지가 사실상 없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는 상황.
▶ 인터뷰 : 강현준 / 한터 전국연합회 국장
- "실제로 집창촌 한군데 없애는 것은 아무 힘이 안 들어요. 얼마든지 가능한 일인데, 영업을 하게 놔두고 순차적으로 단속하면서 거액을 추징해가는 것은 결국 여기서 일하는 성 노동자나 업주들의 고혈을 빠는 그런 현상이라고 봅니다."
구청과 경찰 얘기는 다릅니다.
성매매방지특별법에 따라 감금·폭행 등이 없으면 벌금형에 그쳐 대부분 '솜방망이' 처벌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 인터뷰(☎) : OO구청 관계자
- "(OOO 텍사스가 있으면 구청의 관리 감독이 없다는 말씀이신가요?) 주류를 팔았거나 이런 경우면 부서별로 오지만 부차적인 거고 경찰 업무라는 거죠."
단전이나 단수 등 강력한 카드가 있지만, 기본적인 생존권 문제 등과 얽혀 있어 추진이 쉽지 않습니다.
전국적으로 지자체들이 아예 집창촌을 폐쇄하고, 재건축하려는 움직임이 많지만, 보상 문제 등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성식입니다.
영상취재 : 이우진 기자
영상편집 : 이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