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MBN이 경기도 광교신도시의 한 초등학교 등굣길이 위험해 학부모들이 불안에 떤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개학 한 달이 조금 안되는 지금, 아이들의 등하굣길 모습은 어떨까요?
박준우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 기자 】
오전 8시 반, 하나 둘 아파트 지하 주차장으로 모여드는 아이들.
엄마의 배웅을 받으며 버스에 오릅니다.
매일 아침, 경기도 광교 한 아파트 단지에서 벌어지는 초등학생들의 등굣길 풍경입니다.
▶ 인터뷰 : 주수연 / 초등학교 5학년
- "엄마가 횡단보도 위험하다고 이 스쿨버스 타래요."
초등학교 주변이 공사판인 등굣길에서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학부모들이 직접 나선 겁니다.
학생 한 명당 1년에 18만 원, 학부모들이 사비를 털어 아파트 전용 스쿨버스를 마련했습니다.
문제는 하굣길, 학년별로 수업을 마치는 시각이 달라 스쿨버스 운용도 어렵습니다.
학부모들은 아이를 직접 데리러 가거나 아예 학원에 보냅니다.
▶ 인터뷰 : 초등학교 1학년생 학부모
- "입학하자마자 근처에 있는 태권도 학원을 매일 매일 가서 태권도 끝나고 학원 차를 타고 집 앞까지 오게끔 하고 있어요. 절대 (아이) 혼자서 오지 못해요."
통학길 안전을 지적한 지난 1월 MBN 보도 직후, 교육당국이 내놓은 대책은 하교시간 안전요원 배치.
그나마 안전요원을 구하지 못해 개학 후 20여 일이 지나서야 투입됐습니다.
아파트 입구에 추가로 설치한 횡단보도는 오히려 안전을 위협하는 꼴이 됐습니다.
▶ 스탠딩 : 박준우 / 기자
- "아이들의 등굣길 편의를 위해 올해 3월 초에 새로 만들어진 횡단보도입니다. 하지만 막상 길을 건너면 이렇게 화단이 가로막고 있는데다 아이들이 지나갈 수 있는 공간도 1m 남짓밖에 되지 않습니다. 결국 아이들은 길가로 내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 인터뷰(☎) : 수원교육지원청 관계자
- "저희가 횡단보도를 설치하거나 운영하는 건 소관이 아니에요. 저희도 관련기관인 수원시에 곧 조치를 요구한 사항이고요. (안전요원) 비용은 일단 예산을 신청한 상황입니다."
설익은 관계 당국의 대책 앞에 아이들의 안전이 여전히 위협 받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준우입니다. [ideabank@mbn.co.kr]
영상취재 : 유용규 기자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