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물질은 아무나 사나…매매 관리 구멍 '숭숭'

【 앵커멘트 】
얼마 전 발생한 모텔 여중생 살인 사건의 범인은 인터넷에서 구매한 유독물질을 범행에 사용했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유독물질 매매 관리 실태는 허술함 그 자체였습니다.
박준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모텔 여중생 살인 사건의 피의자 김 모 씨가 범행에 쓴 화학약품 클로로포름입니다.

김 씨가 피해 여성들을 기절시킬 목적으로 썼던 이 약품을 구입한 경로는 인터넷.

실제 클로로포름 등 유독물질 상당수가 온라인 상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었습니다.

▶ 인터뷰(☎) : 인터넷 판매업체 관계자
- "메시지 남기는 곳에다가 통화하셨다고 오늘 배송해달라고 메시지 남겨주세요."

유독물질은 정부 허가를 받은 판매자만 취급 가능한 것이 원칙입니다.

판매할 때도 구매자의 인적사항 등을 판매대장에 반드시 적어야 하지만,온라인 상에서는 그런 절차가 전혀 없습니다.

그렇다면, 정식 판매 자격을 얻은 화학약품 판매점은 어떨까.

클로로포름과 마찬가지로 마취 효과가 있는 벤젠을 직접 구매해봤습니다.

"잘 쓰셔야 해요. 나중에 피해 없게 해주셔야 해요."

인적사항은 묻지도 않고 바로 건네줍니다.

일부 판매점은 인적사항을 물어도 구매자가 속이면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털어놓습니다.

"그렇게까지 하면…. 그런 건 방법이 없는 거지."

▶ 인터뷰(☎) : 환경부 관계자
- "이게 원래는 지자체에서 관리하다가 올해 1월 1일자로 환경부로 넘어왔어요. 그동안 관리가 잘 안 돼왔다고 해가지고. 앞으로 관리를 강화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판매자 단속뿐 아니라 구매자 역시 제한을 둬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 인터뷰 : 강상욱 / 상명대학교 화학과
- "아무나 구매할 수 없도록 개인이 가서 구매하는 게 아니라 구매 대행업체라든지 기관이 공식적으로 구매한다든지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게 필요하겠습니다."

환경부 지정한 유독물질은 모두 720여 종.

얼마든지 범죄에 쓰일 수 있는 만큼 엄격한 관리가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박준우입니다. [ideabank@mbn.co.kr]

영상취재 : 박준영, 양현철 기자
영상편집 : 이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