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회사를 차려 놓고 대출서류를 꾸며 서민 전세자금 대출을 받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대부분 은행이 서류 심사만 하는 점을 노렸는데, 이렇게 빼돌린 주택기금만 160억 원에 달합니다.
안보람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 강서구의 한 사무실.
책상 두 개가 들어갈 정도의 좁은 크기로, 안은 텅 비었습니다.
51살 서 모 씨가 대출 사기를 하려고 마련한 겁니다.
서 씨가 노린 건 국민주택기금을 통한 서민 전세자금 대출.
정부가 직장인 등 서민의 전세자금을 지원하려고 운용하는 겁니다.
서 씨는 재직증명서와 전세계약서 등을 가짜로 만들어 서민 전세자금을 대출받아 가로챘습니다.
은행의 대출심사에 대비해 유령 회사까지 차렸습니다.
▶ 스탠딩 : 안보람 / 기자
- "대출 사기에 이용된 사무실입니다. 피의자들은 빈 사무실을 2~3달간 빌려 은행에서 찾아올 것을 대비했습니다."
이런 수법으로 가로챈 주택기금은 160억 원.
범행에 가담한 사람은 가짜 세입자와 집주인까지 합하면 4백 명이 넘습니다.
대다수 은행이 서류 심사로만 대출을 해주는 허점을 노렸습니다.
▶ 인터뷰 : 최성환 / 서울남부지검 부장검사
- "대출금의 90%를 주택금융공사에서 보증을 해주기 때문에 은행 같은 경우 설령 대출사고가 난다고 하더라도 손해를 보지 않고…."
허술한 대출 심사 때문에 서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국민주택기금이 또다시 범죄의 표적이 됐습니다.
MBN뉴스 안보람입니다.
영상취재 : 유용규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