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최근 지옥철로 악명높은 지하철 9호선 2단계 개통 후 단행한 혼잡완화대책이 성과가 있다고 발표해 빈축을 사고 있다.
대체 급행버스 도입 등 서울시 조치로 출근 시간대 승객이 분산되면서 우려했던 심한 혼잡이 없었다는게 골자다. 이에 시민들은 “지옥철 피하려고 잠자는 시간까지 줄여 일찍 출근하는데 혼잡이 없다니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8일 서울시는 “지난달 28일 9호선 2단계 구간(종합운동장~신논현역) 개통 이후 혼잡 시간대가 분산됐다”며 “종전 개화~신논현 1단계 구간 출근시간 승객수를 개통 전후인 3월23일과 3월30일로 비교한 결과 오전 6시~7시반 시간대 승객은 5.6% 늘어났지만, 종전 혼잡이 심했던 오전 7시~8시반에는 2.2% 감소했다”고 밝혔다.
김경호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개통 전에 열차가 3분 이상 지연 출발하는 사례도 하루 평균 24회에서 19회로 줄었다”며 “안전 인력 집중 투입으로 무질서한 승차가 줄어들어 승강장 질서가 확립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 인식은 서울시 자평과는 거리가 멀다. 매일 강남에서 여의도로 출퇴근하는 김지원씨는 “피크시간대 지옥철을 피하려고 예전보다 30분 일찍 새벽에 출근하고 있다”며 “피로가 누적돼 언제까지 새벽 출근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당초 9호선 혼잡 원인은 기획재정부와 서울시가 예산다툼을 벌이느라 시간을 허비하느라 열차 증량 시기가 늦어진데 있다. 새 차량이 노선에 투입되기까지 필요한 기간은 통상 3년인데, 9호선은 추가 개통 1년 전에야 겨우 예산안이 마련됐다.
이에 김 본부장은 “지난달 발주한 열차 20량이 내년 9월 투입되는 것으로 예정됐지만, 한달 앞당긴 8월 투입을 목표로 공정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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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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