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전 회장을 둘러싼 의문 가운데 핵심은 비밀장부, 정치권에 금품 로비를 하고 나서 이를 기록한 책자가 있느냐입니다.
박준호 전 상무는 장부의 존재를 부인하지만, 장부는 정말 없는 걸까요?
이정호 기자입니다.
【 기자 】
경남기업 홍보 최고책임자 출신으로, 성 전 회장이 숨지기 전날 대책회의에도 참석했던 박준호 전 상무.
검찰에 출두하면서 '비밀 장부'가 있느냐고 묻자 한마디로 일축합니다.
▶ 인터뷰 : 박준호 / 경남기업 전 상무(어제)
"(비밀 장부가 있다는 얘기도 나오는데….)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선 없습니다."
하지만, 박 전 상무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긴 어렵다는 게 검찰 안팎의 분위기입니다.
성 전 회장이 남긴 메모가 원래 있던 장부의 발췌본일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성 전 회장의 육성 인터뷰 역시 정치권 로비의 구체적인 정황을 띠고 있어 비밀 장부의 존재 가능성에 검찰은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박 전 상무를 긴급체포한 것 역시 비밀장부의 실체를 캐기 위한 것과 무관치 않습니다.
만일 박 전 상무가 끝내 입을 열지 않는다면 검찰은 성 전 회장과 항상 일정을 같이했던 운전기사 여 모 씨와 수행비서였던 금 모 씨에게서 단서를 찾겠다는 생각입니다.
검찰은 비밀 장부가 훼손돼 버려졌거나 어딘가에 숨겨졌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이 부분에 수사를 집중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정호입니다.